우크라 전쟁 여파로 국내 식품 물가 급등했는데… 소비자, 고물가 원인으로 배달앱 지목식재료 공급망 차질·프랜차이즈 등 음식점주 가격인상 연쇄 작용라이더노조, 기상 이슈로 인한 휴업수당·서비스 중단 요구
  • 코로나19 탓에 반사이익을 누렸던 배달앱이 요즘 동네북 신세가 됐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주요 원인으로 배달앱을 지목하고, 배달라이더는 악천후에 휴업수당을 요구하는 등 배달앱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들은 식당들의 음식값 인상 요인으로 지목되는 분위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배달앱에 입점한 식당 업주들은 메뉴가격 인상 이유로 배달앱 수수료를 지목하고 있다. 과거 대비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도 상당 폭 상승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배달앱의 중개수수료 변경, 배달비 인상 등이 '주범'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8.62로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이에 배달앱은 현재 외식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재료 공급망 차질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재료 공급망 차질로 밀가루 가격은 1년 새 35%, 식용유는 56% 올랐다. 한국맥도날드와 노브랜드 버거, 버거킹 등 버거와 피자, 치킨 등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인상하는 등 외식비 상승률은 8.8%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26개 제품에 대한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하고, 대상은 조미료 미원을 12.5%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값 상승이 식당 업주의 마진율을 위협하면서 외식물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전방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상황에서 배달앱의 이용료 및 배달비가 외식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 소비자와 음식점주 외에도 배달플랫폼노조도 배달앱에 요구하는 바가 많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배달플랫폼노조는 지난2일 배달플랫폼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 공문을 보내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해 구체적인 영향을 발휘할 시 배송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 측은 이어 배달중지 기간 손실액을 배달플랫폼사가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배달중지 기간 배달노동자의 손실에 대해 배달플랫폼사가 배달정지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거나, 정부가 고용보험 혹은 상병수당 정책처럼 기금을 이용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달앱은 라이더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역별 기상상황을 모니터링해 지난 5일 집중호우 지역엔 배달 서비스 지역을 축소 운영했다.

    배달의민족은 태풍의 이동경로 및 지역별 기상상황을 고려해 배민1과 B마트 서비스를 지역별로 일시 중단했다. 해당 지역 라이더들과 커넥터들에게 개별적으로 중단 시간대를 안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한반도에 상륙하는 힌남노는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한 위력을 가진 태풍이라고 한다"며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서비스 일시 중단, 배달가능 거리 축소, 배차 제한 등 라이더 안전을 최우선으로 둔 조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쿠팡도 태풍의 이동 경로를 고려해 이날 오전 쿠팡이츠의 제주 지역 서비스를 중단했다. 요기요 역시 실시간으로 기상 현황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음식점, 소비자, 라이더(배달원) 등 배달앱 플랫폼이 매개하는 다면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속해 있는 만큼 예민한 시장"이라며 "플랫폼의 복잡성이 증가해 각 집단 간 발생하는 이해 충돌이 다양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