俄, 천연가스 공급라인 '노르드 스트림1' 폐쇄 선언유럽 각국서 에너지 절약 등 대책 쏟아져… "韓도 대책 강구해야"에너지 수출 비중 높은 俄… "가스 대란 장기적으로 가지 않을 것"
  • ▲ 가동 멈춘 독일행 러시아 가스관. ⓒ연합뉴스
    ▲ 가동 멈춘 독일행 러시아 가스관. ⓒ연합뉴스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가 유럽 대륙을 뒤흔들고 있다. 유럽이 가스 수급 문제로 대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가스 공급라인을 다변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라인인 노르드 스트림1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등 대러 제재에 따른 보복 조치다. 노르드 스트림1은 독일에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4분의 1을 책임져 왔다. 러시아의 초강수에 유럽 가스 가격의 지표인 네덜란드 TTF는 1년간 550%로 급등했다. 

    유럽은 긴급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서로 에너지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비상사태 시 프랑스가 독일의 가스 부족분을 지원하는 대신, 독일은 프랑스 원전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 주기로 한 것이다. 

    핀란드와 네덜란드에서는 샤워는 5분 이내로 하자는 공공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핀란드는 자동차 속도를 낮춰 휘발유 절약하기 등도 권장 중이다. 핀란드에서 전국 단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펼쳐진 것은 1970년 석유 파동 이후 52년 만이다. 

    스페인 역시 공공기관과 쇼핑몰, 기차역, 영화관 등에서 난방 온도를 19도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안정적 가스 확보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가스는 대부분 러시아가 아닌 카타르나 미국에서 수입된다"며 "향후 유럽이 중동이나 미국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LNG 수입액을 보면 카타르(36억3100만 달러)와 미국(25억800만 달러)이 각각 호주에 이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각국 LNG 확보 경쟁이 격화돼 국내 에너지 수급불안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며 "경제충격에 대비해 우리 경제에 영향이 큰 수입 품목들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해외 공급망 정보 확충-공유 등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가스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더 확대되면 가스 무기화의 효과가 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1973년 요일쇼크 때 서방 등 각국이 원자력과 석유비축을 확대하자, 이후 2차 석유파동 3차 석유파동 때는 저항력이 생겼다"며 "가스도 비슷한 경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가스 대란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자국 경제 리스크 때문이다.

    러시아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천연가스 수출 비중에서 23.6%를 차지, 최대 수출국이다. 그만큼 천연가스가 러시아 경제를 뒷받침한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면 러시아도 자국 경제를 위해 수출 통제를 풀 것"이라며 "현재 가스대란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