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이어 4Q도 20% 하락 예고하반기 들어 가속화된 수요 감소… 더 커진 낙폭SK하이닉스 낸드부문 '다시 적자'… 주요 제조사 연간 기준 적자 '수순'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일찍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낸드 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제조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 인수 후 낸드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올라섰지만 이미 2분기에 낸드사업이 다시 적자전환하고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2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낸드 플래시 가격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에 이미 낸드 평균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데 더해 4분기에는 3분기보다 15~20%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데는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경기침체로 스마트폰이나 PC 등 소비자향(向) 낸드 수요가 급감한데 이어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서버용 낸드 투자를 줄이고 있어 특히 모바일용 낸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낸드는 공급과잉 상태고 고객사들의 재고정리로 구매가 줄고 제조사들이 가격을 낮추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낸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탓에 올 연말에는 제조사들이 낸드 사업에서 적자를 보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트렌드포스는 "대부분 제조사들이 연말엔 공식적으로 적자 국면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적자 압박을 받는 제조사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반도체업체들 내부에서는 이미 3분기에 들어서자마자 낸드부문에서 상당부분 타격을 입고 적자에 가까워지거나 아예 적자로 돌아선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SK하이닉스는 3분기 시작과 동시에 낸드사업이 다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2분기부터 가격 하락으로 위태로웠던 낸드사업이 적자를 간신히 면하고 있던 상황에서 3분기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낸드사업에서도 12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최근 이 같은 낸드 가격 하락 등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솔리다임을 인수하고 완전히 낸드시장 2인자로 올라선 SK하이닉스도 줄어드는 수요와 거듭 떨어지는 가격에는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 기준으로 점유율 19.9%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1.9%포인트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성공했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낸드 1위 삼성전자도 지난 2분기 매출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여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4% 줄어든 59억 8000만 달러(약 8조 281억 원)에 그치며 점유율도 33%으로 2.3%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