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한화 매각 반대 안 해…협상에 당사자 참여 보장돼야하청 구조 해결 등 4대 요구안 담아 한화에 전달거제에서 실사 저지 위한 천막 설치, 한화 본사서 1위 시위 진행
  • ▲ 1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도다솔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도다솔 기자
    한화그룹이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당사자로서 회사 매각 과정에 참여시켜달라는 주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한화그룹에 전 구성원 고용승계 등 생존을 위한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미관철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노조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한화가 극단적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요구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화그룹에 상세 실사 전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상헌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장, 조재성 대우조선지회 정책기획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상헌 대우조선지회장은 “한화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는 이유가 단지 덩치를 키우고 방산업체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인수한다면 대우조선 구성원과 지역민으로부터 커다란 반대급부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지회장은 “조선업 발전에 위해 한화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협상테이블에 나와서 답을 해야할 때”라며 “노조가 매각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인 만큼 한화의 반응에 따라 진정성을 판달할 것이며 적극적인 의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조는 대우조선 지역민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아 4대 요구안을 만들어 제시했다.

    노조는 크게 ▲고용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지역 발전 ▲조선업 전문 경영진 선임 등 회사 발전 사항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용보장에 대해서는 전 구성원 고용 승계를 위해 희망퇴직이나 지원직 분사를 포함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금지하고 구조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인적·물적분할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본계약 체결 전 2022년 임금단체협상 문제를 해결해 줄 것과 동종사 수준의 처우개선을 보장해 줄 것을 주장했다.

    회사 발전에 관해서는 현재 상선과 해양특수선으로 나눠져 있는 회사를 상선·해양·특수선으로 분할 금지, 인수 후 인수자금 회수를 위한 자산 매각 금지와 대우조선 운영과 투자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인수 후 낙하산 인사가 아닌 조선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조선 전문 경영진을 선임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청과의 상생을 위한 요구사항도 담겼다. 필수 조선 인력 확보를 위한 정규직화, 복지관련 분야 직접 운영, 사내협력사·노동자 상생 계획 방안, 협력사 노동자 저임금 구조 및 다단계 고용구조 개선 방안 마련, 사내 협력사 계약 승계, 2022년 노사정 합의사항 준수, 성과격려금 및 복지지원 원청과 동일 지급, 협력사 노사 발전기금 50억원 조성 등을 주장했다. 

    거제 시민대책위원회의 요구로 거제지역 인재채용을 확대할 것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한화그룹 측에 이런 요구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조는 한화를 교섭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4대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그 첫 과정은 실사 저지가 될 것이고 이후 많은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거제 옥포 조선소에는 실사 저지를 위한 천막이 설치됐으며 서울 한화 본사 앞에선 당사자 참여 보장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대우조선 지분 49.3%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 최대 6주간 대우조선에 대한 단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양측은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