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어려워 졌다" 볼멘소리돌발 대신 순한 질문만"전삼노 쟁의 따른 신중모드는 이해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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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경계현 사장 주재로 여는 반도체(DS) 부문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실시간 질의응답 방식을 바꿨다.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로 호응을 얻었지만 최근 사전에 질문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당장 직원들 사이에선 "소통이 어려워 졌다"는 볼멘소리가 이는 가운데 삼성측은 "여전히 가감없이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린 삼성전자 DS부문 경영현황 설명회에 이은 임직원 소통 행사 '위톡(Wednesday Talk)'에서 직원들은 라이브 질문을 할 수 없었다.그간에는 현장 질문에 곧장 답변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사전 질문에 한하는 식으로 제한됐다.앞서 온라인 실시간 채팅의 경우에는 날 선 질문들도 많았지만 사전 수렴 방식으로 바뀌자 '순한(?)' 행태로 변모했다.경쟁사를 비교하거나 내부 문화에 대한 불만 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소통'을 앞세웠지만 이따금 낯을 붉힐 정도로 당황하기도 했던 경 사장의 모습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이날 경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함께 노력해 DS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을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AI(인공지능) 초기 시장에 삼성이 승리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쏟아내며 AI 2라운드에선 삼성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동기부여에 나섰다.더불어 사전 질의에서 나온 노조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서도 "노조와 자주 만나고 서로 이해하는 관계를 가져가도록 하겠다"며 "의미있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직원들의 바램 보다 경영진의 설명에 방점이 찍히면서 탑다운의 한계를 그대로 노정했다.다만 삼성 입장에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의 쟁의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최고경영진의 입장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할한 하다.특히 현재 쟁의를 주도하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조합원 상당수가 DS부문 직원들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것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왕' 이미지가 퇴색해 보인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살펴봐야 한다.바뀐 위톡의 '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