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 진행ETF 순자산 총액 77조원…하루 거래대금 세계 3위 규모손병두 이사장 "세대별 맞춤형 상품 개발해야"주식·채권 혼합 비율 다변화 추진…"다양한 투자 수요 충족"
  • ▲ 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 앞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 우측 두번째)와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 우측 첫번째)이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 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 앞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 우측 두번째)와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 우측 첫번째)이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이 더욱 내실 있게 성장하려면 다양한 세대에 맞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31일 강조했다. 다양한 투자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이 진행됐다. ETP 컨퍼런스 서울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아우르는 ETP 시장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다.  

    ◆ "ETF 시장,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 곳" 

    한국거래소 주최로 올해 12회차를 맞은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 ETF 시장 개설 2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주제는 ‘다음 10년을 향한 가능성과 도전(Possibilities and Challenges for the Next Decade)’이다.

    이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단연 ETF라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시장 개설 20년 만에 630개 종목에 달했고, 순자산 총액도 77조원에 이르렀다”라며 “하루 거래대금은 3조원 수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MZ세대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투자를 추구하고, 베이비붐 세대는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라며 “세대별로, 투자자 니즈에 알맞은 맞춤형 상품 개발이 필요할 때”라고 짚었다. 

    글로벌 마케팅과 ETP 투자문화 확립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손 이사장은 “글로벌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9조달러로, 우리 돈으로 1경2600조원”이라며 “ETP 시장에 몰리는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연기금, 국부펀드 등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거래소도 ETP 시장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라며 “다양한 상품 출시, ETP 브랜드 가치 향상, 투자자 교육 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 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 앞서 국내외 주요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한국거래소
    ▲ 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 앞서 국내외 주요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한국거래소
    ◆ ETF·ETN 시장 급속 성장…내달 만기 채권형 ETF 상장

    송영훈 한국거래소 본부장보는 ‘한국 ETP 시장의 20년 : 변화와 도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송 본부장보는 “ETF 시장은 당초 시장에서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보니 만기가 없는 게 일반적이지만, 채권형 ETF의 경우 투자 당시 만기수익률(YTM)을 확정하고자 하는 투자 수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ETF의 특성인 분산투자를 가미한 새로운 상품을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5개 자산운용사가 채권형 ETF를 신청했고, 이들의 10개 ETF가 다음 달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다변화한 혼합형 ETF도 선보인다. 기존에는 ETF에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목 이상 담아야 했지만, 지난 8월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개정으로 주식과 채권을 합쳐 10종목 이상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송 본부장보는 “최근 규정 개정으로 주식 1종목과 채권 9종목을 담는 혼합형 ETF가 가능해졌다”라며 “현재 6개 자산운용사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향후 중점 과제로 호가가격단위(틱사이즈) 이원화와 레버리지 비율 다변화를 제시했다. 주식시장은 주가 수준에 따라 틱사이즈가 다양하지만, 현행상 ETP 시장은 5원으로 통일돼 있다. 

    송 본부장보는 “저가형 ETP 상품에 틱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커서 거래비용 증가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2000원 미만 상품은 틱사이즈를 1원으로, 2000원 이상의 상품은 5원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존에는 정배수 레버리지만 가능했는데 최근 규정 개정으로 채권형 ETN 0.5~3배, 기타 ETN 0.5~2배 레버리지를 허용하는 등 ETF 레버리지 비율을 다변화하고자 한다”라며 “채권형은 최대 12가지, 기타는 8가지 유형의 상품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거래소의 ETP 시장 현황 및 발전방안’ 패널토론으로 참여한 황우경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부장은 국내 ETP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비해 상품이 다변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황 부장은 “최근 ETP 시장에 개인투자자가 많이 유입하면서 투자자 주체가 다양화됐다”라며 “각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차별화된 상품 고안하고 있고, 거래소에서도 많은 제도개혁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ETP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라면서도 “ETP 시장이 대중화됐기는 했지만, 그에 비해 상품이 다변화되지 못한다는 반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식형 상품에 너무 집중돼있어 글로벌 약세장이 되면 ETP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다양화한 혼합형 상품을 더욱  자유롭게 출시하도록 종 규제를 가능한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