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월 사이 4차례에 걸쳐 여객기 사고 발생기체 결함·환경·인적요인 고려, 원인파악 주력 우기홍 사장 “직원 훈련 및 안전시스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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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하반기 들어 잇따라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원인 규명에 주력하는 한편 특별 안전점검 시행과 안전관리능력 고도화 등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사고 기종인 A330(에어버스330) 기재 30대 중 6대는 퇴역시키고, 나머지 24대는 5대씩 나누어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항공기 현대화를 위해 2028년까지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하고, 경년기는 순차적으로 퇴역시킨다는 방침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항공안전 비상대책 회의’에서 “최근 세부공항 활주로 이탈을 비롯해 A330 항공기가 두 차례 엔진 문제로 회항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세부 막탄공항에서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동체가 크게 파손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어 30일에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여객기가 엔진결함으로 급히 회항하기도 했다. 아울러 7월에는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엔진결함으로 아제르바이젠 바쿠공항에 긴급 착륙했고, 9월에는 영국 히스로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유도로로 이동하던 여객기가 아이슬란드에어 항공기와 접촉하는 사고가 났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들 사고에선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안전체계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의 원인파악에 주력 중이다. 특히 히스로공항 접촉사고 외 3건의 사고가 A330 기종인 만큼 해당 기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에어버스사의 A330은 최대 항속거리가 1만㎞ 정도로, 중장거리 노선에 적합한 베스트셀러 대형기로 꼽힌다.

    사고의 원인 규명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기체 결함 유무와 함께 정비 및 점검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비롯해 기상조건과 관제요인 등 외부 환경적 요인, 조종사 부주의나 판단·조작 실수 등 인적요소에 관한 부분도 세밀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인규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 원장은 “사고가 항공기 결함인지, 그렇다면 조종사가 조치할 수 있는 범위 내 고장인지 불가항력적 문제인지를 따져봐야 하므로 원인 규명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고 사례를 가상의 시나리오로 부여해 조종사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강화하거나, 기체 결함이라면 정비, 점검 등 관련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항공은 직원 훈련을 강화하고 외부 안전점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다방면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부터는 해외지역 20개 공항에 대해 지상조업 등 안전부문과 서비스 부문에 대한 집중 점검도 실시 중이다.

    우기홍 사장은 “휴업에서 복귀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공백기를 고려해 철저한 교육훈련을 통해 안전능력을 갖춘 후에 업무에 투입시키고 있으며, 신규 채용 직원들에 대해서도 실제와 동일한 훈련과정을 거친 후에 업무에 투입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시스템과 안전운항체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점검받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리오프닝 과정에서도 욕심내거나 서두르지 않고, 먼저 안전운항체제부터 완벽하게 갖춘 이후 운항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