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1노조, 9일 상경투쟁 예고2노조 합의안보다 높은 임금상승 등 요구매출비중 높은 RE 수요 둔화도 리스크
  • ▲ 한국타이어 본사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 본사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의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경기침체로 타이어 수요 둔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가 깊어지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는 오는 9일 전 조합원을 동원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상경 투쟁을 시작한다.

    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이미 지난 7월부터 게릴라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향후 파업 수위가 높아진다면 회사 측의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1노조)와 한국노총 산하의 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어 노조(2노조)로 구성된 복수노조 체제다. 사실 기존에는 근로자 대다수가 속해 있었던 2노조가 교섭대표로 사측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노조위원장이 직권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 강성으로 평가되는 민주노총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소수노조였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가 올해 단숨에 1노조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사측은 2노조와 지난 10월 조인식을 체결하며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1노조와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1노조가 2노조 합의안보다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노조 합의안에는 기본급 5.0%(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1노조는 기본급 5.6%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 외에 별도의 타결금 200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사측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1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노조별로 근로조건의 격차가 벌어지게 될 뿐 아니라 향후 1노조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반면 1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생산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생산 캐파는 연 1억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한국공장(대전,금산공장)의 비중은 약 40%로 압도적이다. 향후 한국공장에서의 생산차질이 확대되면 회사 측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게릴라 파업으로 입은 피해도 적지 않다. 앞서 회사 측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한국공장은 1노조의 게릴라성 파업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이익률 0%를 나타내며 수출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대외환경의 불확실성도 문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RE(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의 RE 매출비중은 OE(신차용 타이어)와 비교해 7:3 정도다. RE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 회사 입장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에 대해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RE 타이어 수요 추가 감소를 고려하면 수익성 하락이 반복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 측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