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등 서울 외곽 거래침체·집값하락 전망경인지역 주택거래 부담↓…거래절벽 해소엔 역부족금리인상 등 시장 악화…대출한도 등 전방적 완화 필요
  • ▲ 서울의 빌딩·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서울의 빌딩·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하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전방위적 규제 완화 조치에 나섰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얼어붙은 시장을 일부 자극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규제해제 지역에서 서울이 빠졌고, 대출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한이 여전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0일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규제지역 해제와 실수요자·서민 대출한도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규제지역 해제다. 투기과열지구는 수원·안양·안산단원·구리·군포·의왕·용인수지‧기흥·동탄2 등 9곳, 조정대상지역은 경기도 22곳·인천 전지역(8곳)·세종 등 총 31곳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규제가 풀린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서울 등 주요 지역이 해제 대상에서 빠진 만큼 한계가 명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실수요자들의 거래부담이 줄어 시장 경기가 일부 회복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가 해제된 지역은 거래세와 소득세, 보유세, 정비사업 지위양도 제한 등 관련 규제가 완화돼 세 부담이 한층 경감되고 매매 등 거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며 "다만 청약, 여신, 세제와 관련해 구입 장애가 완화됐을 뿐 거래당사자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아니므로 빠른 거래 활력을 기대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경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후단지가 몰려 있고, 작년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으로 올랐던 집값이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급락하면서 규제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결과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값은 1.67% 하락했다. 특히 노원구는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족'이 몰리면서 작년 집값 상승률 1위(11.91%)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9월까지 3.56% 떨어져 하락률 1위 지역이 됐다. 

    마찬가지로 작년 8.77% 올라 집값 상승폭이 컸던 도봉구도 올해 3.31% 떨어져 노원구에 이어 하락률 2위를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노도강' 등 서울 일부 지역의 규제가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이번 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들 지역의 거래침체, 집값하락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주정심이 3번이나 열린 것은 파격적이면서도 정부의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며 "하지만 DSR 등 대출 제한이 여전하고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인 데다, 서울과 인접 수도권은 해제 대상에서 빠져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출규제 완화와 세제 감면 등 조치도 경기불황과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적 시장 상황과 맞물려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서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50% 일원화와 투기과열지구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 해제 등의 시행시기를 내년 초에서 올해 12월 초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약 무순위 거주지 요건 폐지, 서민·실수요자 LTV 한도 4억→6억원 상향,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감면 등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은형 연구위원은 "분명한 근거 없이 제시됐던 9억원, 15억원이라는 고가주택 기준을 폐지하고, 대출한도 상향을 통해 실수요자의 거래 숨통을 틔워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DSR 차주 규제 등이 유효한 상황에서 LTV 제한만 풀어서는 시장 전반의 주택거래가 증가하는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이번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규제 완화 영향으로 실수요층의 거래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유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DSR 규제로 여전히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 매수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이번에 규제해제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서울 외곽지역의 경우 거래부진이 지속되면 추가 규제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랩장은 "향후 정부는 규제완화에 속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 일대의 폭넓은 규제지역 해제 외에도 취득 및 양도단계의 세금 중과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호황기 때 집값 조절수단으로 활용된 전매제한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과도한 규제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