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 CPI 시장치 하회12월 FOMC 금리 속도조절 기대에 증시 급등연말 랠리 기대감 VS "리스크 여전해 상승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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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이라는 지표를 확인하자 시장은 역대급 반등을 이끌어내며 환호하고 있다. 증시가 연말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각) 10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7.9%보다 낮은 수치로, 올해 1월 이후 최소폭 상승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이 0.6%로 예상했던 전월 대비 상승률도 0.4%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전월보다는 0.3% 각각 올랐다.

    예상밖의 결과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에 그칠 것이란 기대다. 이에 따라 최종금리가 5%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57%에서 81%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빠르게 인상해야 한다는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 기준금리는 미국 연 3.75~4%, 한국 연 3%로 미국이 1%포인트 더 높은 상황이다.

    ◆"인플레 피크아웃" 증시 즉각 환호…안도랠리 지속 '글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갔단 기대감에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일 대비 무려 7.35% 치솟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4%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2%대 급등 출발했다. 11일 오전 10시3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85% 상승한 2470선을, 코스닥은 2.77% 상승한 727선을 기록 중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파른 속도로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물가 기준으로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이라면서 "예상을 밑도는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물가는 시장에 단비 같은 뉴스"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근원물가 중심의 물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음을 감안할 때 근원 물가 하락은 시장과 연방준비제도 모두에 긍정적인 재료"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마냥 낙관할 순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기대에도 연준의 신속한 통화정책 전환까지 기대하긴 아직 이른 시점"이라면서 "전월 대비 평균 0.3%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전년 대비 5% 상회한 오름세를 유지한다.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잔존한 이연 수요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50bp로 낮추겠으나 11월 FOMC 회의에서 언급했듯이 최종금리 레벨은 기존의 4.75%에서 5.00%로 상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보단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이전에 11월 CPI가 대기하고 있으며 10월 지표보다는 11월 지표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며 "연준 총재들 역시 금리인하나 금리인상 등 조기 정책 전환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안도랠리의 지속성에 대해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한동안 위험선호심리가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의 불확실성들에 대비해 주식 비중 축소 자체보다는 오버웨이트된 업종의 비중을 중립으로 조정하는 등 주식 포트 내 업종 간 비중 조절이나 배당, 저변동성 등 저베타 종목들을 추가 편입하는 형태로 헷지 전략을 구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