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취업자 62.6만명↑…증가분 77%가 60세 이상청년층 21개월만에 감소…40대 5개월째 감소세'괜찮은 일자리' 제조업·반도체 위축…전망 암울내년이 걱정… KDI 8.4만↑·한은 9만↑ 대폭 감소 전망
  •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수가 1년전과 비교해 60만명이상 늘었지만 증가폭은 6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내년 고용시장이 혹한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미 냉각기에 본격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자리 증가는 60세 이상이 견인했다. 증가한 취업자의 76.5%를 차지했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는 21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14일 통계청이 내놓은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2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만6000명(2.3%) 증가했다. 11월만 떼어놓고 보면 1999년(121만7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2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폭은 올 1월 11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둔화하다가 5월 들어 93만5000명까지 반등했으나 이후로 6개월째 감소하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만9000명)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숙박·음식점업(23만1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10만1000명 늘었다. 13개월째 증가세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원자잿값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도 이차전지 등 첨단소재와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관련 통계에 추가된 것도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망은 밝지 않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0월 산업생산 특히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3.5% 줄었다. 10월 수출이 2년 만에 역성장하면서 제조업 생산도 타격을 받았다. 특히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수요 감소로 혹한기를 맞은 데다 완성차 생산도 감소했다.

    공공행정, 국방·사회보장행정은 5만9000명 늘었다. 증가폭은 최근 정점이었던 5월(9만9000명)과 비교했을 때 감소세다. 연말 정부 일자리사업 축소의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도·소매업(-7만8000명), 금융·보험업(-2만7000명), 운수·창고업(-1만2000명) 등에선 고용이 감소했다.
  •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나이별로는 60세 이상(47만9000명)과 50대(9만2000명), 30대(6만6000명)에서 늘었다. 20대(-4000명)와 40대(-6000명)에선 줄었다. 40대는 5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감소폭은 둔화했다. 20대 감소도 눈에 띈다. 20대는 올 1월 27만3000명을 정점으로 증가폭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10월(2만1000명)에 반등했으나 한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000명 줄었다. 지난해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노인 일자리 비중은 상당했다. 지난달 증가폭의 76.5%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했다.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8명 가까이는 60세 이상이라는 얘기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 비중은 9.6%에 불과했다.

    30·40대 고용회복이 더딘 것은 '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인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20대(-17만1000명)와 30대(-11만명)·40대(-9만5000명)의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중) 증가를 보면 20대 1.5%포인트(p), 30대 2.2%p, 40대 0.9%p다. 인구 감소폭이 큰 20대의 고용률 증가폭이 40대보다 높다. 생계를 책임지는 40대가 주로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고,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전산보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를 공급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67만8000명(4.5%) 늘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8만3000명(-1.7%), 일용근로자는 8만4000명(-6.8%) 각각 줄었다. 임시근로자는 지난 6월 1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뒤 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1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골목상권 고용불균형은 여전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2만7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3년여만에 반등한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증가폭은 전달(6만7000명)보다 줄었다. 문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12만9000명 늘었다는 점이다. 증가폭도 지난 6월 6000명까지 둔화했다가 9월 8만7000명, 10월 9만9000명, 11월 12만9000명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통상 전일제 근무로 간주하는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159만3000명으로 26만8000명(1.3%) 늘었다. 3개월 만에 반등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도 643만1000명으로 31만3000명(5.1%) 증가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22만3000명으로 8만4000명(3.9%) 늘었다.

    직장은 있지만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는 3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5000명(12.8%)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908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5만8000명(2.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3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42만2000명(-2.5%) 줄었다. 21개월째 감소했다.

    최근 1년 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3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3만5000명 줄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1년 전보다 1.2%p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66만6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만8000명(-9.3%) 줄었다. 올 들어 감소폭이 매달 20만∼40만명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감소폭은 축소됐다.

    실업률은 2.3%로 0.3%p 내렸다. 집계 기준이 바뀐 1999년 6월 이래 11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다만 청년층(15∼29세)에선 실업자가 1년 전보다 1만명 늘었다. 실업률도 5.7%로 0.2%p 올랐다.

    내년 고용시장 전망은 어둡다.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지났다지만, 당분간 5%대 고물가가 이어질 전망인데다 금리 인상 여파와 수출 위축 등 하방요인이 수두룩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각각 8만4000명, 9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