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장 개척해야"… 정부엔 맞춤형 정책 주문
  • ▲ 최태원 회장ⓒ대한상의
    ▲ 최태원 회장ⓒ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를 두고 시장 변화에 따른 맞춤형 대응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송년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가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이 끝나있는 시장 변화가 가장 큰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이 하나였다가 쪼개졌고, 그 안에서 '내 것'을 챙기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변화의 파고가 크다"며 "무역과 수출 위주인 우리(한국 기업)에게 아프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해법으로 "쪼개진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보고 있지 않던 시장까지 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프리카, 남미 등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이 적은 국가를 예로 들었다. 

    국가 또는 기업 간 신뢰관계를 통한 '우군 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 관련, “올해만 3~4번 미국을 갔고, 갈 때마다 워싱턴을 가서 누군가를 만나 설득하고 있다”며 “많은 회사의 총수나 사장들이 이 문제를 위해 다 뛰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미 거의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 이제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헤어질 결심'에 비유하고, 시장 변화에 따른 맞춤형 대응을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해법으로 '시장 개척'을 꼽았다. "이제 그동안 우리에게 있지 않았던 시장도 봐야 한다"며 "시장이 쪼개졌다는 건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작아졌다는 것인데, 회복하지 못하면 성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맞게 바뀌어야 계속적인 성장과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변화에 맞춰나가는 속도가 얼마나 될 것이냐, 이게 서로 간의 경쟁"이라며 "시장 경제가 이제 안보와 국방이 합쳐진 패키지로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의 한미, 한중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 회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추워지고 뾰족한 해법도 없는 상황이므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상대"라며 "과거사 문제가 있지만 그건 그거고, (일본과) 미래를 걱정하고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 주변국가들은 스스로가 결속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우리의 동맹, 이웃 나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상당히 고도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전 세계에 헤어질 결심이 대두된 상황에서 한국의 후속 조치 마련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IRA를 만들고 EU, 일본, 중국 등 각 나라들이 룰을 만들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헤어질 결심'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뢰 관계를 잘 확보해 우군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올해만 해도 3~4번 미국에 갔는데 갈 때마다 워싱턴을 방문해 누군가를 만난다"며 "이 일은 나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꽤 많은 회사의 총수, 사장들이 전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맞춤형 정책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각 기업은 기업대로 애로사항이 존재해 그걸 정부에 건의하지만 정부 여당이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다"며 "기업들도 조금씩, 한 발씩 나아지는 것을 원하지 갑자기 좋아지는 걸 생각하진 않으니 꾸준히 소통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