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사, 계열사에 잇따른 금전대여 및 채무보증 중애경그룹 유통부문서 유일한 흑자… 계열사 유동성 지원AKS&D, 마포애경타운 적자구조… 올해가 관전 포인트
  • ▲ 홍대 애경타워.ⓒ애경그룹
    ▲ 홍대 애경타워.ⓒ애경그룹
    수원애경역사가 AK플라자의 곳간이 돼가고 있다. 계열사의 차입금을 내주는 창구는 물론 대출에 대한 채무보증까지 서면서 그룹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 맡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의 부담을 짊어진다는 면에서 수원애경역사의 어깨는 무거워지는 중이다. 특히 올해 소비침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5일 애경그룹 등에 따르면 수원애경역사는 지난해 11월 30일 마포애경타운에 110억원을 대여해준 것에 이어 한달만인 12월 30일 90억원을 추가로 대여해줬다. 이는 전년 금전대여에 대한 만기에 따른 대여가 다시 이뤄진 것이지만 금전대여 총액 200억원은 조금도 줄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8월에는 AK플라자를 운영하는 모회사인 AKS&D(에이케이에스앤디)의 채무 220억원에 대해 아이비케이캐피탈, 신한캐피탈에 총 264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하기도 했다. 앞선 7월에는 AK원주프라자제일차 유한회사에 대해 204억원을, 8월에도 애경그룹 계열사인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에 195억원의 채무보증을 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원민자역사 일부가 담보로 제공되기도 했다. 현재 수원애경역사가 계열사에 대해 선 채무보증 잔액은 총 980억원 규모다.

    수원애경역사가 애경그룹 유통사업부문에 대한 지원에 나선 셈이다. 

    수원애경역사가 이처럼 계열사의 곳간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애경그룹 유통사업부문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수원 민자역사에서 임대 및 백화점·호텔 등을 운영하는 수원애경역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23억원,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알짜 회사다.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실적은 더 가파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수원애경역사의 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애경그룹 유통사업부문의 부진은 장기화되고 있다. AKS&D는 2021년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에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30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AKS&D의 다른 자회사인 마포애경타운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마포애경타운도 2021년 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에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1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들 회사가 당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수원애경역사에 의존하게 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전후로 백화점 실적이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명품 브랜드가 약한 중견, 지역 백화점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라며 “단기간 내 성장할 모멘텀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는 올해다. 지난해 ‘엔데믹’에 따른 유통업계의 실적 회복에도 크게 실적을 개선하지 못했던 AKS&D와 애경마포타운이 올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소비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AK플라자도 올해 경영전략을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오픈한 신규점 광명점과 금정점에 대한 안정화와 함께 기존 점포에 대한 내실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지만 MZ세대의 인기가 높은 수원점과 홍대점의 공격적인 영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