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진출 예정, 하반기 시작으로 늦춰기업형 업체, 시장재편·상승효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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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고차 진출이 하반기로 연기됐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중고차 수요 감소와 업계 반대로 진출 타이밍을 늦춘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신년회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에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사업에 적지 않은 준비와 기대를 걸고 있음을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이하 심의회)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1~4월 동안 각 사별로 5000대 이내 시범판매를 진행하고, 5월부터 본격 사업을 시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하반기 본격 진출을 예고한 만큼 시범판매 단계는 사실상 생략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반시설과 가격 산정 방식, 온라인 판매 플랫폼 등 체계를 부문별로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로 출시 시점을 잡았고, 최대한 준비 후 진출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진출 시기를 미룬 데에는 관련 인프라 준비 미흡보다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중고차 판매 저하와 기존 업계와의 마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경남 양산에 중고차 전용 시설을 마련하는 한편, 기아는 인증 중고차 고객센터를 관리할 직원을 채용하는 등 관련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한 바 있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 평균 할부 이자율은 10% 중반대를 기록하며, 신차 할부 이자율(7-8%대)과 비교해서도 2배 이상 높아 수요가 급감했다.

    게다가 중고차 시장이 2013-2019년까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보호받아온 만큼 기존 업체와 마찰을 고려해 심의회로부터 제약이 걸렸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중기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반대’ 집회를 여는 한편 ‘자동차산업 생태계 파괴 행위’, ‘관련 산업 종사자 30만명의 일자리를 뺏는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의회는 완성차 업체 진출 허용에 따라 점유율 상한제를 적용해 중고차 판매 대수는 5월 시작 기준 1년 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전체 중고차 판매량의 2.9%, 2.1%로 제한했다. 차량 매입도 5년·10만km 미만을 충족하는 자사 차량으로 한정됐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점유율 제한과 더불어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진출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진출에 대해 기업형 업체에서는 환영하는 모양새다. 완성차 업계 진출로 독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한편,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는 데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인증 중고차를 통한 품질 관리·사후 관리를 통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감산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끝나고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고금리로 인한 중고차 수요 감소로 허위매물 등 시장을 어지럽히는 판매자가 걸러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진출을 통해 기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개별 사업자가 워낙 많고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진 업체도 5%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기업 진출로 기존에 문제가 됐던 부분이 개선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업형 업체들도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