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제펄프가격 970달러…최소 40% 더 떨어져야실적 견인하던 킹달러 효과도 저물어
  • ▲ 기본원지 생산 모습. ⓒ한솔제지
    ▲ 기본원지 생산 모습. ⓒ한솔제지
    제지업계가 펄프가격 급등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전월보다 6% 내린 톤당 970달러로 집계됐다.

    펄프가격은 7개월 만에 10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년동월(675달러)보다 295달러 높다.

    제지업계에서는 톤당 600달러 미만을 안정적인 펄프가격으로 본다. 지금보다 최소 40%는 더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제지기업의 실적을 견인한 ‘킹달러’ 현상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환율 하락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킹달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달러가 강세였으나 최근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락·안정되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한국 수출 회복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1170원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등 국내 제지기업들은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펄프가격 인상분을 환차익으로 상쇄하는 효과를 누렸다.

    제지업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환율에 따른 수익이 커지는데,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 모두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한솔제지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1500억원을 거두며 전년보다 115.4% 개선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환율 효과는 줄어드는데 원가 부담은 더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원가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전기요금 등 원가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지난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가긴 어려운 여건이라고 보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펄프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환율 하락, 종이 생산에 쓰이는 에너지 비용까지 커져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