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DM컨퍼런스서 5나노 대비 25% 인상 예상… 아직 무거운 3나노 가격애플도 예외 없이 높은 가격에 3나노 제조해야… 고객사들 고민 깊어져또 다른 3나노 제조사 삼성, 'GAA'기술서 강점… 신규 고객 발굴 '속도'
  •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TSMC가 3나노(nm) 공정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 문제를 결국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에 앞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지만 고객사 확보나 수율 등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3나노 고객사를 확보하고 사업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분주하다.

    14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전자소자학회(IEDM) 2023'에서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생산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TSMC는 기존 5나노 공정 대비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때 약 25% 가량 비용이 더 든다고 밝혔다. 5나노 공정 보다 웨이퍼당 비용이 1만9800~2만1000달러 인상돼 고객사들도 이 같은 비용 부담을 함께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해외 반도체 전문 매체인 테크인사이트에서 딕 제임스는 "3나노는 다중 패털 극자외선(EUV)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조 비용이 증가했다"며 "TSMC의 3나노 공정은 트랜지스터 구조를 비롯해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지만 핀펫(FinFET) 자체가 근본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TSMC가 이번에 언급한 3나노 공정 가격 인상으로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 등이 당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TSMC의 3나노 공정 발주를 고민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AMD, 퀄컴, 미디어텍 등도 이번 가격 인상으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고민이 깊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업계에서 TSMC의 제품력과 안정적인 수율 등이 신뢰를 크게 얻고 있어 높은 가격 정책에도 불구하고 TSMC 손을 잡을 고객사들은 여전할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린다. TSMC는 삼성에 조금 뒤쳐져 3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수율이 평균 70% 이상에 이르는 등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애플을 시작으로 3나노 공정 고객사도 속속 확보하고 있다.

    다만 TSMC가 삼성과 가장 결정적으로 3나노 공정 기술에서 차이점을 나타낸 핀펫 기술이 향후 더 미세한 공정에선 사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한만큼 3나노부터 핀펫 기술이 아닌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를 적용한 삼성이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자사 3나노 공정에 적용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에 대해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당사의 멀티 브릿지 채널(MBC) 펫(FET)은 4나노 기술인 핀펫보다 성능이 좋고 전력소모가 적다"며 "특히 설계적 유연성이 강점으로, 다수의 모바일이나 고성능컴퓨팅(HPC) 고객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TSMC이 핀펫 구조로 높은 제조 비용을 감당하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가격경쟁력과 기술 우위를 앞세워 신규 고객사 확보에 이미 드라이브를 걸었다. 앞서 TSMC에게 뺏겼던 고객사를 되찾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내부적으론 보고 있다.

    TSMC도 이에 지지 않고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3나노에서도 삼성에 완전히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내놓은 1세대 3나노 공정에 이어 2세대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낸다.

    테크인사이트의 딕 제임스는 "TSMC가 3나노 제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N3의 대안으로 저렴한 N3E 프로세스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