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비 저녁 총회 결정 촉각 … 전국 대학병원 확산 임박 의대 교수 사직과 맞물려 의료붕괴 목전 조속한 대책 마련 필요한데 … 특위서 동떨어진 내용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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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5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모두가 주 1회 셧다운을 결정했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국내 의료체계의 특수로 자리 잡힌 상태여서 중증 환자들의 피해가 막대할 전망이다. 

    의료공백을 넘어 붕괴로 치닫고 있어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데 각계가 참여하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의대증원 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해 논란이 가중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이미 일주일에 하루 휴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서울성모병원 교수들도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국 20개 의과대학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저녁 총회를 열고 일주일에 하루 휴진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미 빅5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이 주 1회 셧다운을 예고한 터라 전국적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충북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 이날 부로 충남대병원은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와 수술 휴진을, 원광대병원도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는 30일에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대안암병원 등이 대규모 휴진을 진행한다. 

    전의비 관계자는 "교수들의 피로 누적은 결국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 1회 휴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지금 이미 여러 병원들에서 주 1회 휴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날 총회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는 의대 교수 사직과 맞물려 의료붕괴의 서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범섭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자신의 진료실 문앞에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현 정부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장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정치적 이슈로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2000이라는 숫자에 목맨 증원은 의료재정을 더욱 고갈시키고 각종 불필요한 진료로 환자들은 제물이 될 것이다. 대학병원에는 아무도 남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의료계는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결정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런데 원점으로 돌아가도 전공의 복귀 비율과 교수 사직 철회 등 조건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가중된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의대교수 사직명단을 정부가 매일 공개하고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처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생사의 영역에서 고통받는 환자에 대한 정책과 배려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은 심각한데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구성과 운영이 현실과 동떨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환자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의정 대치 국면을 해결할 실질적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의료계 불참에 특위는 중장기 과제만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환자들은 갈 곳이 없는데 특위는 현 상황과 거리가 먼 정책적 논의만 진행하려고 한다"며 "특위에서 의·정 대치 국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전공의와 의대 교수 사직에 이은 '대학병원 주 1회 셧다운'으로 암환자와 가족들은 탈진한 상태인데, 직접적 이해 관계자인 의료계가 빠진 특위를 복지부 입맛에 맞는 위원들로만 구성해 공염불 논의만 지속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병원이 '셧다운'을 중단하도록 논의를 해야지 돌아오지도 않는 전공의 수련 환경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라며 "정부는 무용지물인 특위 대신 환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