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달 말 회장후보 윤경림 선임 주총 예정KT와의 다양한 협력강화 위해서는 찬성해야다만, 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해석 우려
  • ▲ KT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실질적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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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실질적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데일리DB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CEO)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낙점하면서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와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정부에 반기(反旗)를 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정의선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에 대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 선임 안건 통과에는 출석 주주 과반수 동의와 발생주식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은 지분 10.35%로 1대 주주다. 이후 신한은행(5.58%), 현대차(4.69%), 현대모비스(3.10%), 우리사주조합(0.34%) 순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43.03%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합하면 7.79%로 실질적인 2대 주주가 된다. 

    이번 주총에서 윤 내정자의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및 여당, 국민연금 등은 윤 내정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 및 소액주주는 찬성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대차그룹이 찬성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KT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협력을 진행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1.0%), 현대모비스(1.5%)와 KT(7.7%) 간 자기주식 교환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했다. 
  • ▲ 지난 2019년 11월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시절 윤경림 KT 회장 내정자 모습. ⓒ현대차그룹
    ▲ 지난 2019년 11월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시절 윤경림 KT 회장 내정자 모습. ⓒ현대차그룹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윤경림 내정자를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이후 윤 내정자는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21년 KT로 복귀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윤 내정자가 KT 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과거 인연까지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특히 ▲6G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통신망 등 차세대 통신 인프라와 ICT 분야에서 광범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 경우 현대차그룹이 정부에 대립하는 모양새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현대차 지분 7.86%, 현대모비스 지분 9.53%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 개편을 이루지 못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차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정부와의 코드를 맞출 수 있지만 KT와의 관계 악화는 불가피하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