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결과 조현범 회장 구속 “증거인멸 염려”3년 4개월만에 다시 구속, 당시 대표이사직 내려놔중요 의사결정 부재, 대외 이미지 하락에 수출 악영향
  • ▲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데일리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3년만에 다시 오너 공백으로 비상경영이 불가피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회삿돈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 사유에 대해 담당 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횡령·배임 혐의로 또 조 회장이 구속되면서 한국타이어그룹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과 유지보수, 현대화 투자에 약 1조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전기차용 타이어와 18인치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 비중을 늘리며 전년 대비 매출액 5% 이상 성장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오너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 지연과 더불어 인수합병 등 기업의 주요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0%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오너리스크로 인한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 해외에서 영업활동하는데 있어서 오너가 구속됐다는 소식은 악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에 따른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한 이후부터다. 검찰은 이후 수사를 통해 조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더불어 200억원대 횡령·배임 정황을 포착하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약 4개월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지는 열흘만이다.

    조 회장은 구속은 3년 4개월 만에 재연됐다. 2019년 11월에도 납품업체로부터 10년 동안 약 6억원을 받고,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구속 당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2020년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조 회장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1년여간 갈등 끝에 조 회장이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넘겨받으며 2021년 12월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편, 2020년 4월 조 회장이 형을 선고받은 이후 11월 진행한 항소심에서도 1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따라서 2024년 11월까지 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받게 되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 있으며, 이때 원심에서 선고한 징역 3년 복역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른 사건으로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가중처벌 받지는 않는다”며 “다만 구속을 통해 새로 재판을 받게 된 건에서 다루는 범죄가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이뤄진 것으로 입증되고 형이 확정된다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의 리더십 공백을 맞게 됐다”며 “대규모 투자가 지연되고, 인수합병 등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는 데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