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제 대응차원, 탄소배출 절감 방안 도출한 결과2030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앞서 징검다리 기대전기로 기반 철강사 수급악화·인력이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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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업계가 앞다퉈 친환경 철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전기로 도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을 투자해 전기로를 짓는다. 규모는 연산 250만톤 수준이며, 2024년 1월 착공해 202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전기로 도입은 궁극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가는 데 있어 중간다리 역할을 담당한다. 전기로는 공정상 탄소 배출량이 고로에 비해 25% 수준이기 때문이다. 철스크랩(고철)을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고로에 비해 고품질의 강판을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통해 고품질 강판을 생산할 방침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고로에서 나온 쇳물(용선)과 섞는 '합탕' 공법을 활용하면 탄소발생은 줄이면서 품질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합비 조정을 통해 고객사별로 강도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등급의 저탄소 제품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수소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를 2030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큐브란 철 원료를 녹이고, 불순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성분을 추가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전기로에 용선과 DRI(Direct Reduction Iron, 철광석을 가스로 환원한 고체상태의 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고급판재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로를 주력으로 하는 기존 업체들도 공정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모습이다. 동국제강은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이퍼 전기로 공정은 쇳물이 나오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간 단축을 통해 탄소 배출량 감소와 동시에 전기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인천공장의 에코아크 전기로는 전력 효율이 국내서 가장 높으며, 철스크랩 사전 예열 장입으로 타 전기로 대비 전력을 30% 덜 사용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공정을 1분 줄이는 것도 굉장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라며 “오랫동안 전기로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업계의 이러한 노력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과제에 부합하는 차원이다. 글로벌 탄소규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부는 각 기업별 탄소규제 대응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산업부는 ‘저탄소 철강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저탄소 연원료 대체, 고효율 전기로 기술 개발에 2400억원을 투입한다. 

    전기로의 주 원료인 철스크랩의 산업화와 공급 안정을 추진함과 동시에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도록 환경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도입에 앞서 글로벌 환경규제에 발맞춘 철강업계의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기로 중심 생산체제를 갖추는 데 있어 철스크랩의 가격과 수급 안정화, 산업용 전기요금 안정화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