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사 무덤 꼽히던 국내 시장 진출 ‘러쉬’큐텐 이어 알리바바도 한국 이커머스 직접 진출아마존-오카도 등 국내 이커머스 손잡고 도입
  • ▲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해외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기존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해외 유통업체의 불모지로 꼽혔던 국내 유통업계에 글로벌 사업자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1990년대 이후 약 30년만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최대 화두는 '해외 이커머스의 국내 상륙'이 될 전망이다.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공격적인 국내 상륙을 선언한 상태다. 올해 한국 시장에만 약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미 배우 마동석을 홍보모델로 발탁하고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인플루언서와의 공동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쇼핑, 카카오페이, CJ대한통운 등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전세계 200여 개 국가에 1억개 이상의 중국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에는 큐텐(qoo10)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 티몬을 인수하면서 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현재는 티몬을 통해 큐텐의 상품을 국내 직구로 판매하는 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큐텐은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운영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구영배 전 G마켓 대표이사가 지난 2010년 이베이와 조인트벤처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서비스가 오늘날 큐텐이 됐다. 
  • ▲ ⓒ티몬
    ▲ ⓒ티몬
    큐텐의 국내 진출은 앞으로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큐텐은 티몬 외에도 인터파크의 커머스부문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동시에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위메프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해외자본의 국내 진출은 이미 미국 자본으로 설립된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오프라인 유통시장과 달리 이커머스 시장에서 해외자본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 규제 리스크 등으로 외국계 유통사의 무덤으로 꼽혀왔다. 세계 1, 2위를 다투던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와 까르푸는 1990년대 국내 상륙 한 이후 2000년대 모두 매장을 매각하고 철수한 바 있다. 이후 명맥을 지켜오던 테스코 역시 2015년 홈플러스를 매각하면서 사실상 토종 유통업계로 재편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만은 달랐다. 미국 기업인 쿠팡inc가 모회사인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1위 차지는 토종 유통사로 채워진 국내 유통시장을 크게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자본의 국내 유통시장 공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의 근거가 된 것. 

    실제 이런 위기감은 최근 토종 이커머스 업계의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SK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지난 2021년 미국의 이커머스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까지 체결하며 국내 서비스를 선보였고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영국의 오카도을 통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에 이커머스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중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압도적인 스마트폰 보급률, 인터넷 속도를 고려했을 때,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국내에 진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해외직구는 이미 무르익은 상황”이라며 “국내 서비스가 잘 정비돼 있고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데 이런 형태의 국내 진출이 순조로울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