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탄 2발 유전자 감식 의뢰 등 조사 속도보안검색대 외 보안 절차 추가 현실적으로 불가승무원 보안교육 강화·안전 경각심 제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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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기 안에서 실탄이 발견된 초유의 사태로 허술한 보안 관리체계가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항공업계는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국정원, 경찰,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합동조사팀을 꾸리고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던 여객기에서 발견된 실탄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9㎜ 권총탄 2발에 대해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아울러 경찰은 실탄이 발견된 여객기 탑승자 명단과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항공보안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발견된 실탄은 2발로, 실탄 1발이 더 있다는 의혹은 사실 확인이 안 됐다”며 “누가 유입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수사 중이며 검색대를 어떻게 통과했는지, 보안에 허술함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에서는 과거에도 실탄이 발견돼 보안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모두 탑승수속 과정의 보안 검색대나 위탁 수하물 등에서 적발된 사례였다. 이번처럼 기내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항공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수하물은 CT X-ray(엑스레이)로 촬영해 위험 물건을 찾아내고, 문형 탐지기 통해 탑승객이 소지한 금속성 물건을 감지하는 두 가지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 보안검색대만 통과하면 승객은 출국장 입장부터 항공기 탑승까지 별도의 보안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경찰은 실탄이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기내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의 출국장 또는 환승장의 보안검색을 통과했거나, 해외공항 보안을 뚫고 들어온 실탄이 항공기에 그대로 방치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탄이 발견된 대한항공 항공기는 발견 전날인 9일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해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다낭 탑승객이 베트남 공항의 보안검색을 통과한 실탄을 여객기에 뒀고, 이를 다음 비행 탑승객이 발견했을 수 있다.

    인천공항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공항은 출입국 보안검색대 외 별도의 보안 절차를 두고 있지 않다. 때문에 보안검색대에 CT 엑스레이, 원형검색장비 등 첨단장비를 탑재하고 인공지능(AI), 테라헤르츠(THz)를 활용한 장비를 개발하는 등 보안강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승객 편의를 고려할 때 보안 절차를 추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공항들은 첨단장비 도입으로 보안검색 시간을 단축하고 절차를 간소화는 등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추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두고 간 웬만한 소지품은 기내 청소·정비 과정에서 걸러진다”며 “검색대를 통과한 탑승객을 대상으로 기내에서 보안검사를 추가로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보안 인력 확충 및 교육 강화 등이 대비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처음 승객으로부터 받은 실탄 1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탑승교에 올려뒀고, 이후 이륙 직전 다른 승객이 또다시 실탄 1발을 발견한 이후에야 신고와 함께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김인규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장은 “공항의 보안 책임은 일차적으로 공항에 있다. 출입국 검색대의 보안검색 단계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들도 위험물질 발견 시 대응 매뉴얼을 모두 갖추고 있으나 승무원이 보안요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안점검 교육을 강화하고, 실탄 등 위험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