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기아 EV9, 1회 충전 500km에 레벨3 자율주행 탑재

기아가 플래그십 전동화 모델 ‘EV9’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를 500km 수준으로 확보하고, 고속도로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되는 레벨3 자율주행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29일 기아는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EV9을 소개했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두 번째 모델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9은 차별적인 공간과 혁신적인 주행 기술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EV6는 기아가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하는데 역할을 했다면, EV9은 전동화 대전환에 있어서 방점을 찍는 이정표 역할을 할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3열을 갖춘 대형 SUV 모델이 많지 않은 만큼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는 EV9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연간 10만대 규모로 생산할 방침이다.

EV9은 99.8kWh 배터리와 효율 극대화 사양으로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500km 이상을 목표로 한다. 3D 언더커버와 공력 휠, 전면 범퍼 에어커튼을 적용해 공력계수 0.28cd값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350kW급 고속 충전기로 25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400V·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충전소 도착 시점에 맞춰 배터리 온도를 제어하는 배터리 컨디셔닝과 냉난방 독립제어로 소모 전력을 줄여주는 후석 독립 공조시스템 등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능으로 배터리 충전·소모를 최적화한다.

EV9은 최고출력 150kW·최대토크 350Nm의 후륜 모델과 최고출력 283kW·최대토크 600Nm의 사륜 모델로 운영할 예정이다. 사륜 모델은 ‘부스트’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여 제로백 5.3초대를 구현해낸다.

후륜 모터는 멀티 인버터를 적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하나의 인버터로 전력 효율을 극대하고,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한 경우에는 두 개의 인버터를 동시에 사용해 최대출력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EV9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차체 제어기능으로 ▲차량 선회 시 각 바퀴에 적절한 토크를 분배하는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 ▲측면에서 강풍 발생 시 편제동과 조향 토크 제어로 차선이탈 방지를 보조하는 ‘횡풍 안정 제어’ ▲노면에 적합한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 고객의 편의성을 더하는 ‘오토터레인 모드’를 탑재했다.

기아는 EV9에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을 확대 적용하고 우수한 차체 강도와 비틀림 강성을 확보했다. 실제 충돌 상황을 고려한 B필러 하단부 신규 연결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하며 측면 충돌 시 승객실 변형을 최소화하는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반 안전성 확보에도 힘쓰는 동시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기아 커넥트 스토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로서의 상품성을 갖췄다.

특히 고속도로 자율주행은 기아가 EV9 GT-line에 처음으로 적용한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다. 레벨3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Hands-Off) 앞 차와의 안전거리와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기술이다.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한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통합 제어기 등을 장착했다.

EV9 전용 기아 커넥트 스토어 상품은 ▲원격 주차·출차와 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추가 구매해 개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량에서 영상,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이며 추후 더 많은 기능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곡선구간 차로 유지를 보조하는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를 적용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EV9에는 기아의 ‘3단계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최초로 적용했다. 기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담아 EV9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할 신차에 ▲가죽 소재 사용 단계적 축소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 사용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적 연구를 전개한다.

EV9은 바이오 폴리우레탄을 활용한 시트, 업사이클링 어망과 플라스틱을 각각 활용한 플로어 매트와 가니시 등 실내 곳곳에 10가지 필수 소재가 적용됐다. 특히 1대당 약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편의사양으로는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 ▲디지털 사이드·디지털 센터 미러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빌트인 캠 2 ▲디지털 키 2 ▲전자식 후드 래치를 적용한 프론트 트렁크 등이 적용됐다.

프론트 트렁크에 최초로 전자식 후드 래치를 적용해 차량 내 버튼은 물론 스마트키, 디지털 키를 눌러 후드를 손쉽게 열 수 있게 했다. 프론트 트렁크는 2WD 모델 기준 90L의 용량을 갖춰 최대 4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비상 오픈 스위치, 램프, 에어컨 필터 및 배터리 A·S 커버 등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구조를 갖췄다.

EV9은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대비적인 조형의 조화를 통해 기아만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췄다. 측면부는 정통 SUV를 지향하는 차체 비율로 대형 SUV의 웅장함을 전달하고, 후면부는 ‘스타맵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넓은 차폭을 강조하며 전면부와 통일감을 줬다.

실내는 편평한 바닥과 긴 휠베이스 등 E-GMP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설계한 넓은 공간에 정제된 느낌의 시트, 센터콘솔, 도어 등의 디자인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를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탑승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레버와 히든 타입 터치 버튼도 적용했다.

EV9의 2열은 ▲벤치 시트와 ▲기본형 ▲릴랙션형 ▲스위블형 2인승 독립 시트 등 한 차종에 4가지 시트를 적용할 수 있어 고객의 다양한 차량 이용 방식을 만족시킨다. 스위블 시트는 180도를 회전해 3열과 마주볼 수 있고, 정차 중 3열을 접고 테일 게이트를 열어 휴식을 즐기는 등 활용성이 높다. 또 측면 도어를 향해 90도 회전시킬 수 있어 승하차 또는 유아 카시트 탈부착 시 편의성을 높였다.

EV9의 외장 색상은 ▲오션 블루 ▲페블 그레이 ▲아이스버그 그린 등 3종의 유광 컬러와 아이보리 매트 실버와 오션 매트 블루 2종의 무광 컬러 등 5종의 신규 색상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스노우 화이트 펄 ▲판테라 메탈 ▲오로라 블랙 펄 ▲플레어 레드 등 총 9가지로 운영할 예정이다.

기아는 ▲EV9(2WD·4WD)을 시작으로 추후 ▲GT-line 모델과 ▲고성능 버전 GT 모델을 더해 총 4가지 라인업을 운영한다. 2분기 중 인증을 마치고 EV9(2WD·4WD) 구매를 희망하는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현 시점에서는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추후 정해지는 대로 안내할 예정”이라며 “상품구성을 통해서 EV9 고객들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행 보조금 상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구매보조금 지원 가격 기준이 8500만원 이하인 만큼 엔트리급 모델은 이에 부합하는 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5700만원에서 8500만원 이하 전기차는 최대 보조금 680만원의 50%인 340만원 가량을 지원 받을 수 있다.

기아는 EV9 출시로 자율주행 레벨3 등 신기술이 탑재되면서 매장 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등 구매부터 사용까지 모든 여정에 고객 경험을 재설계한다는 방침이다. 류창승 기아 전무는 “EV9 고객에게 제공할 프리미엄과 개인화에 맞춰 딜러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기존 매장과 다른 콘셉트의 전용 시티 스토어 등을 지역에 맞게 개발하고 전문 상담을 위한 상담원도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호성 사장은 “2021년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한 기아는 고객에게 영감을 주는 제품과 더불어 고객과의 관계에 의미를 더해줄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해왔다”며 “SUV 시장의 ‘개척자’라는 기아의 유산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준비해 온 EV9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EV9과 EV9 GT-line을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