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레일 구조적으로 취약… 폭염에 변형 커져사고前 선행 KTX·SRT 선로변형 감지하고도 조처 없어사조위, 궤도 뒤틀림 보수·긴급정차 판단기준 마련 등 권고
  • ▲ SRT 탈선.ⓒ연합뉴스
    ▲ SRT 탈선.ⓒ연합뉴스
    지난해 7월 1일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구내에서 발생한 SRT 탈선사고는 2개의 선로를 잇는 연결레일이 변형된 데다 불볕더위에도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했던 게 원인으로 조사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3일 이런 내용의 SRT 궤도이탈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사고열차는 당일 대전조차장역 구내 선로전환기를 5m쯤 앞둔 지점을 시속 98㎞로 통과하던 중 열차 진행방향 2번째 차량(1호 객차)의 앞대차(독립대차) 차륜(바퀴)이 최초로 궤도를 벗어났다. 심한 진동과 충격을 느낀 기장이 비상제동에 나섰으나 마지막 10번째 차량(뒤쪽 동력차)의 앞대차 차륜도 궤도를 이탈했다. 열차는 최초 탈선지점에서 338m쯤 지나 멈춰 섰다.

    사조위는 사고차량과 잔해, 레일 상태는 물론 운행기록과 무선녹취록,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다. 초동조사 결과 사고구간(고속-일반선 연결구간)에 대한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해 선로변형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또한 사고발생 1시간쯤 전 KTX와 3분 전쯤 SRT 선행열차가 사고 지점을 지나면서 기장이 선로변형을 발견·감지했지만,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 SRT 탈선사고 개요도.ⓒ국토부
    ▲ SRT 탈선사고 개요도.ⓒ국토부
    사조위는 주 사고원인으로 선로변형을 꼽았다. 장대레일의 중계레일(서로 다른 레일을 붙여 사용할 때 연결하는 레일) 부분에 좌굴(온도 상승으로 레일이 팽창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고 여러 열차가 지나면서 변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사조위는 또한 중계레일에 대한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중계레일이 일반레일보다 침하와 뜬 침목 발생 가능성이 높고 궤도강성의 차이로 레일 표면이 큰 힘을 받는 등 구조적으로 취약한 데다 궤도 뒤틀림마저 보수기준을 초과했지만, 폭염주의보 발효 상황에서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조위는 사고발생 전 선로변형을 감지하고도 적절한 조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조위는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5건, SR에 1건, 국가철도공단에 3건 등 총 9건의 안전조처를 권고했다.

    코레일에는 중계레일이 설치된 1767개소에 대해 취약점을 보완토록 하고, 궤도 뒤틀림 보수, 장대레일 재설정 등을 권고했다.

    코레일과 SR에는 선로 변형 발견 시 긴급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지시·점검 매뉴얼을 보완해 교육하도록 했다.

    철도공단에는 중계레일의 구조적 취약점 개선은 물론 코레일에 위탁한 선로 유지관리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도록 했다. 선로유지관리지침도 개정하도록 했다. 중계레일 설치 지점을 취약개소로 지정할 수 있게 기준을 마련하고, 사고구간처럼 고속선에 해당하지만 일반철도 관리기준을 적용받는 구간에 대해서도 여름철 점검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고속 궤도검측차로 측정한 결과를 일반철도에 맞게 환산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토록 권고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보내 안전권고 이행계획과 결과를 제출토록 했다"면서 "안전권고 이행을 정기적으로 살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