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퍼 인수한 스타필드프라퍼티스, 작년 130억원 순손실쉐이퍼빈야드·패밀리, 작년 매출 336억원, 순손실 163억원컨설팅 수수료, 인수가격배분 과정에서 적자… "초기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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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이퍼빈야드
    신세계그룹이 약 3000억원을 배팅한 미국의 와이너리 쉐이퍼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쉐이퍼는 미국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컬트 와인으로 꼽히지만 정작 이익에 기여하기는커녕 적자 부담을 더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쉐이퍼의 적자는 앞으로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지분 100%의 자회사 스타필드프라퍼티스(Starfield Properties, Inc.)는 지난해 매출(영업수익) 292억원,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쉐이퍼빈야드(SHAFER VINEYARDS, INC.)와 쉐이퍼패밀리(SHAFER FAMILY, LLC)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에 설립된 지분 100%의 자회사다. 

    별도 사업을 하지 않는 지주회사 격인 만큼 스타필드프라퍼티스의 실적은 사실상 쉐이퍼빈야드와 쉐이퍼패밀리의 실적이다. 이 마저도 쉐이퍼의 인수가 이뤄진 2월 15일 이후의 실적으로 지난해 1월 1일 이후 쉐이퍼의 연간 실적을 그대로 반영한다면 쉐이퍼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36억원, 순손실은 163억원으로 증가한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3078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쉐이퍼빈야드와 쉐이퍼패밀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야기다. 쉐이퍼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 와이너리를 인수한 첫 사례로 꼽혔지만 실상 알짜 실적은 커녕 오히려 신세계프라퍼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의 연결기준 매출은 3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신장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4% 감소했다. 

    쉐이퍼의 이런 부진은 미국 와이너리를 처음으로 인수하는 것에 대한 컨설팅 수수료 및 자산 공정가치 평가 과정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처음으로 해외자산을 사들이다보니 회계법인, 법률검토 과정에서 컨설팅 수수료 지출이 컸다”며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가격배분(PPA) 과정에서 자산을 재평가, 반영하면서 초기에 손실이 발생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당분간 이런 형태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신세계프라퍼티는 쉐이퍼의 향후 10년간 매출성장률을 4.1~11.6%로 전망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16.9~46.8%로 전망했다.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포함해 50%P에 육박하는 변동 폭을 예상한 것이다.

    지난해 쉐이퍼의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한 신세계L&B가 이전보다 쉐이퍼 와인 값을 최대 18% 가량 인상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쉐이퍼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 결정권 높은 국내 시장에 쉐이퍼 와인의 가격을 높임으로서 이익률을 높였다는 해석이다. 실제 미국 시장을 비롯한 다른 해외시장에서 쉐이퍼 와인의 가격의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결국 쉐이퍼 와이너리 인수가 3078억원의 가치를 하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쉐이퍼를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런 의심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온전히 쉐이퍼의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