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 촉구… 퇴장 요구에 항의50여분 뒤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 1차 전원회의 무산勞 "1.2만원" vs 使 "동결"… 내년도 최저임금 '가시밭길' 예고
  • ▲ 최저임금위원회 빈 자리.ⓒ뉴시스
    ▲ 최저임금위원회 빈 자리.ⓒ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18일 공익위원 전원 불참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파행했다.

    최저임금 심의·의결기구인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원회의는 박준식 위원장을 비롯해 공익위원 9명이 모두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례없는 공익위원 전원 불출석은 회의장에 모인 노동계 인사들이 권순원 공익위원(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은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한다. 이날 회의장에는 근로자위원이 아닌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 조합원 수십 명이 몰려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노동계는 권 공익위원 사퇴를 촉구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가 최근 2년 연속으로 경영계에 유리하게 캐스팅보트(결정표)를 행사했는데 그 중심에 권 교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권 교수는 '주 최대 69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좌장도 맡고 있어 노동계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일각에선 이날 노동계가 사실상 권 공익위원에게 이른바 '좌표 찍기'(공격목표 지정)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박 위원장은 노동계 보이콧이 멈추지 않자 사무국 직원을 통해 퇴장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관계자가 아닌 분들은 자리를 정돈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양대 노총 조합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공익위원은 끝내 회의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근로자위원도 오후 3시 50분쯤 전원 퇴장했다.

    한편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올해(9620원)보다 24.7% 오른 1만2000원(월급 환산액 250만8000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물가 여파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경영계는 경기둔화와 지급능력 부족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