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0일 무역적자 41억불… 대중 무역적자 절반 육박양안 문제로 中외교부 막말·주한중국대사 초치 등 분위기 급랭게임·문화·관광분야 교류 활성화에 어떤 영향 미칠지 촉각
  • ▲ 수출항.ⓒ연합뉴스
    ▲ 수출항.ⓒ연합뉴스
    수출 부진과 고물가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1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올해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타려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확산해야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기준 수출액은 323억7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0% 줄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58.1%)와 선박(101.9%) 등에서 늘었지만,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39.3%)를 비롯해 석유제품(-25.3%), 무선통신기기(-25.4%)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365억900만 달러로 11.8% 줄었다. 원유(-37.2%)와 석탄(-20.2%)의 수입은 감소했다.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1억3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적자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집계된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 달러다. 2분기 초입이지만,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액(478억 달러)의 55.6%에 도달했다.

    대(對)중국 무역적자의 영향이 컸다. 이달 1~20일 대중 수출은 1년 전보다 26.8% 감소했다. 미국(1.4%), 유럽연합(EU·13.9%) 수출 증가와 대조됐다.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19억9600만 달러다. 무역적자 규모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 ▲ 미중 갈등.ⓒ연합뉴스
    ▲ 미중 갈등.ⓒ연합뉴스
    문제는 한·중 관계가 삐그덕대면서 앞으로 경제협력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샌드위치 신세인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이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양상이다.

    외교부는 지난 20일 오후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중국 외교부가 정례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거칠게 발언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9일 보도한 인터뷰 기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대만 해협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것에 중국 외교부가 무례한 발언을 했다는 태도다. 이날 외교부는 중국대사 초치에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이번 설화로 양국 관계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게임·드라마, 관광 산업 등의 분야에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경협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1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7종의 외국산 게임 수입을 허가했다. 여기에는 한국산 게임도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여 만에 한국산 게임에 대해 문턱을 낮춘 것이다. 게임 업계에선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 여파로 지속돼 온 한한령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달 13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해 이런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현장방문은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맞아 처음으로 들른 외자 기업 현장이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시 주석이 현장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한·중 간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도 건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국 경협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이 양안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양국 외교라인이 이례적으로 강한 언사를 주고받고, 시기적으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도 예정돼 있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