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베이비스텝 기정사실화한은 당분간 금리 인상 어려워환율-경기침체 불안감 고개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간 금리격차는 1.75%p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경기 침체 불안감 속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커 금리 격차가 좁혀지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내달 2~3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를 0.25%p 높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권의 위기에도 단단한 고용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마지막 고삐를 당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경우 미 정책금리는 5.00~5.25%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3.5%)와는 최대 1.75%p 격차가 난다. 

    최근 미 물가 흐름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책목표 수준(2%)는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5.0% 올랐다. 2월(6.0%) 보다 한층 낮아진 수치다. 동시에 올해 1분기 기준 연준의 기대인플레이션 지수는 2.22%로 지난해 4분기(2.31%)보다 0.09%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와 물가 상승률이 모두 정점을 지나 완연한 하락 흐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물가 억제를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상당수 연준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로레나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이 진전을 보였으나 여전히 강하고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지금은 추가 긴축이 필요한 상황으로 향후 금리를 동결해 당분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참여자들은 오는 5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을 89.1%로 전망했는데 지난 78.0%보다 더 높아졌다. 이번 주부터 FOMC까지 연준 당국자들은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해 공개 발언을 할 수 없다. 

    미 연준은 금리 인상 채비를 사실상 마쳤으나 한국은행은 내달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가는 여전히 4%를 웃돌고 있으나 경제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웃돌며 원화 가치의 저평가까지 길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본이 유출돼 원화 약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시장 일각서 한은 금통위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면서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중장기 목표수준인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하 논의를 안하는 게 좋다"고 선을 그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내달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하고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달러화가 하락 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점차 진정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