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거버넌스 구축 TF', 외국계 자문사 BCG 선정BCG 연구 결과 토대 8월까지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 LG전자, 웅진그룹 실패 사례 교훈... "무작정 맹신 부작용 키워"
  • KT의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가 지배구조개선 자문사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선정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다. 외국계 컨설팅 기업이 수십년간 지속된 KT의 정치적 외풍(外風)을 해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과 사외이사 선임 및 대표이사 선임 등을 위한 TF를 꾸렸다. 지분율 1% 이상 국내외 주요 주주 17곳(국민연금, 현대자동차 등)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됐다.

    TF는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첫 단계로 자문사를 물색,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선정했다. BCG는 맥킨지, 베인&컴퍼니 등과 함께 글로벌 3대 컨설팅기업으로 꼽힌다.

    BCG는 오는 8월까지 KT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할 방침이다. TF는 BCG 연구 결과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반영한 개선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TF 활동 기간이 3개월 정도 남짓 남아있어 BCG의 컨설팅 시한이 촉박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KT와 같이 외풍에 취약한 지배구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경영 컨설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웅진그룹은 2007년 BCG 자문에 따라 극동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 이후 유동성 문제로 지주사와 건설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2012년 알짜회사인 코웨이를 매각했다.

    LG전자 역시 2007년 맥킨지의 조언으로 피처폰을 고집하면서 스마트폰의 전환에 뒤처졌다. 결국 2021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뼈아픈 흑역사를 기록하게 됐다.

    전문가들도 외국계 컨설팅의 조언을 그대로 맹신하기에는 기업의 리스크가 크다고 조언한다. TF가 BCG의 연구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만 취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 일각에서는 30~40억원이 들어가는 자문 비용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우려의 시각도 보낸다.

    KT 출신 고위관계자는 "KT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외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정체성을 찾는 것에 있다"며 "이익만 추구하는 외국계 컨설팅을 맹신할 경우 득보단 실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KT 소액주주들은 6월·8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비영리법인 설립에 나섰다. 이들은 주주가치 극대화, 낙하산 인사 반대, 개인 주주 대표성 확보 등을 위한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