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저속 주행재현… 성능점검4000kg 이상도 리프트로 들어올려배터리팩 성능평가도 꼼꼼히
  • ▲ 주행 재현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을 확인하고 DB를 구축하는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주행 재현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을 확인하고 DB를 구축하는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엔진, 변속기 등 기존 기계 부품들이 모터, 배터리 등의 전자부품으로 전환되는 전장화(電裝化)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전기차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전기차 수리 및 정비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게 현실이다. 또한 전기차 고장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이달 3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제주본부 내에 있는 전기차진단기술센터를 방문해 전기차 진단 및 PHM(고장예지 및 건전성 관리)기술에 대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2020년 4월부터 국·도비 190억원이 투입된 ‘전기차 통합 유지보수 실증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전기차 고장 데이터베이스 구축 ▲정비기술 보급 및 기업 지원 ▲통합 유지보수 플랫폼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 ▲ 실험을 위해 탑승해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실험을 위해 탑승해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우선 전기차 주행재현 실험실 앞으로 이동했다. 실험실 안을 살펴보니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한 대가 위치해 있었다.  

    아이오닉5 차량이 속도를 내면서 본격적인 실험이 시작됐다. 안전을 위해 차량은 몇 개의 체인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몇 분 정도 고속과 저속을 넘나들면서 실험이 이뤄졌는데, 마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트레드밀)을 달리는 모습이 연상됐다.

    바퀴는 롤러와 맞물려 있었는데, 롤러 직경은 48인치, 정격 구동력은 6670N, 최대 구동력은 1만3000N이다. 최대 속도는 250km/h다. 

    실험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앞쪽에 있는 모니터에 각종 데이터들이 표시되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주행 재현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 고장 유형을 분석하고 주행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전기차 주행재현장비는 자동차 국제표준을 충족하는 공안시험장비로 고출력, 고속화 등 1~2세대 전기차를 실험할 수 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에는 아이오닉5 두 대를 실험용 차량으로 보유하고 있고, 아직 수입 브랜드 전기차 모델은 없는 상태다. 

  • ▲ 자동차 리프트를 통해 코나EV 하부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자동차기자협회
    ▲ 자동차 리프트를 통해 코나EV 하부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자동차기자협회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장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2TB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및 주요 전장품의 노후화 평가 및 분석 기술 ▲샤시다이나모를 활용한 차량의 고장 및 이상감지 기술 ▲배터리 싸이클러를 활용한 수명진단 기술 등 전기차 PHM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옆쪽으로 이동하니 현대차 ‘코나 EV’ 차량이 자동차 리프트를 통해 들어 올려져 있었다. 참가자들은 평소에 보기 힘든 전기차 하부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자동차 리프트는 4000kg 이상의 차량도 들어올릴 수 있으며, 최대 상승높이는 1830mm에 달한다. 리프트 총 높이는 3850mm인데, 자동차의 부품 교체 및 DB 구축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차량 근처에 모니터가 있어서 살펴봤다. 실주행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었는데, 실차 시험을 진행하는 차량 중 한 대의 데이터를 조회한 내용들이 모니터에 표시되어 있었다. 차량의 동선은 물론 평균 속도, 평균 RPM, 최대 속도, 배터리 충전양, 베터리 전압 등의 정보가 요약되어 있었다. 
  • ▲ 실주행 데이터 시스템으로 수집되는 각종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자동차기자협회
    ▲ 실주행 데이터 시스템으로 수집되는 각종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자동차기자협회
    마지막으로 ‘전기차 배터리 테스트실’을 들렀다. 이 곳은 배터리 팩 성능평가 시스템, 배터리 모듈 성능평가 시스템으로 나뉜다. 실주행 배터리 팩과 모듈의 노후화 시험 평가, 고장 진단법 개발, 고장유형 평가 등이 진행된다. 

    이날 실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배터리 팩 성능평가 시스템 시설만 잠시 관찰할 수 있었다. 마치 ‘거대한 대형 오븐’이 연상되는 형태였는데, 안에 배터리 팩을 넣고 성능 평가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홍영선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센터장은 “전기차에 대한 각종 검사, 진단 및 정비, 수명예측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확보한 전기차 생애주기 DB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전기차까지 범위를 확대하며, 미래차 산업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