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1Q 영업익·당기순익 적자전환무림페이퍼도 직전분기 대비 영업익 절반 감소에너지 비용 상승·원자재 값 변동에 불황 지속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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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지업계 양강인 한솔제지·무림페이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지 반년도 안 돼 분위기가 반전되며 복합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호실적을 이끈 환율 효과가 축소된 데다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급감해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한솔제지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68.4%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별도 기준으로는 2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8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무림페이퍼는 적자는 면했지만 호실적을 거뒀던 직전 분기 대비 1개 분기 만에 실적이 크게 줄었다. 무림페이퍼는 1분기 별도기준 4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56% 감소했다.

    한솔제지 측은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산업용지 매출이 위축된 점을 실적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한솔제지의 산업용지 판매 실적은 1547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엔 1386억원으로 10% 이상 줄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고점 대비 하락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 등 제지사들은 전체 판매량 중 수출 비중이 절반에 달해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또 1분기 주요 원자재인 펄프 가격과 에너지 비용 등이 높게 유지된 점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2분기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비용 확대와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이유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12.5% 인상된 데 이어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이 추가 인상되면서 제지사들의 원가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종이의 원료인 펄프가격이 하락하면서 빅2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펄프 가격이 하락하면 제지업황이 좋아지는 반면 반대의 경우 펄프업황이 악화된다. 지난해 1월 톤당 675달러이던 국제 펄프 가격은 지난해 말 1030달러까지 치솟다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펄프 가격은 770달러까지 떨어졌다.

    한솔제지의 수익성은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제조원가 중 펄프의 매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까닭이다. 최근 지속 하락 중인 펄프 가격으로 한솔제지의 2분기 이익은 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를 자체 생산하는 무림P&P는 펄프가격 하락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악재로 분류된다. 무림P&P는 매출 가운데 약 30%가 펄프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디지털 전환 등으로 종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 생산에 쓰이는 에너지 비용까지 커지면서 올해 경영환경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