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임시주총서 사명변경 및 새 이사진 구성첫 수장 ‘에너지 전문가’ 권혁웅 부회장 내정김동관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진 합류성과급 300% 지급 가닥…장기근속포상제 도입
  •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 위로금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온 노조와의 갈등도 성과급 지급으로 합의하며 봉합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사명은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지 45년 만에 ‘대우’ 간판을 떼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화오션의 첫 수장으로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내정됐다. 권 부회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한화에너지 및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다. 2020년부터는 ㈜한화 지원부문 사장을 맡아 한화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박두선 사장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어온 CEO(최고경영자)는 선박 전문가들이었다. 한화가 에너지 전문가인 권 부회장을 한화오션 CEO에 임명한 것은 ‘글로벌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권 부회장과 함께 한화 주요 계열사 대표를 역임한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가 사내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친환경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등에서의 기존 역할을 고려해 기타비상무이사로서 한화오션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다.

    한화오션은 이번 주총에서 사명 및 대표이사 변경뿐 아니라 사업목적에 ▲해운업 ▲해상화물운송사업 ▲선박대여업 ▲시장조사·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회사 보유 무형자산의 판매·임대·용역사업 등을 추가한다. 기존 ‘선박 및 부선의 임대사업’로 한정된 사업목적도 ‘선박 및 부선의 임대 및 용선사업’으로 구체화한다.

    회사 정관도 대대적으로 손본다. 제3자에 대한 신주발행 한도를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90’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 것에서 ‘100분의 30’을 초과하지 않도록 범위를 축소한다. 무분별한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위험을 방지,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기존 발행예정주식의 총수는 8만주에서 10만주로 늘리고, 발행 주식의 종류는 기존 ‘보통·우선주’에서 ‘이익배당우선주, 잔여재산분배 우선주, 의결권배제·제한주식·전환주식, 상환주식, 무의결권 추가배당주식’으로 다양화해 자금조달 및 분배 범위를 확대했다. 신주의 배당기산일도 이사회 결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해 ‘선(先) 배당 확정, 후(後) 주주 결정’으로 배당절차를 개선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한화와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실무협의체에서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기준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당초 노조는 한화에 ‘인수 위로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한화오션이 연간 목표를 달성하면 2024년 2월 대우조선 직원들에게 현금 150%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방식으로 주식 150%를 줄 예정이다. 이는 한화가 현재 임원들에게 시행 중인 제도다. 회사로서는 인력유출을 막을 수 있고 직원은 경영 성과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주식은 취득 3년 이후부터 팔 수 있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에도 한화그룹의 장기근속 포상제도가 도입된다. 10년 근속자에겐 본봉 50% 포상금과 순금 10돈, 휴가 3일을 주고 2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320만원과 순금 20돈, 휴가 5일을 제공한다. 30년 근속하면 여행상품권 440만원과 함께 순금 30돈, 휴가 7일이 제공된다.

    한편 한화오션의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 현낙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재익 전 케이디비(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 김봉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의 아들인 조지 P. 부시 Michael Best & Friedrich LLP 파트너도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