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지노위 조정기간 만료협상 결렬시 파업 고려… 06년 파업 당시 4500억 피해파업 시 7~8월 성수기 맞물릴 듯
  •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과 회사 간 임금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내일까지 노사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아시아나항공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APU는 이날 오후 2시 사측과 2차 조정회의에 들어갔다.

    조정기간 만료를 하루 남기고 하는 회의인 만큼 사실상 합의안 마련의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이날 노사 조정이 결렬될 경우 양측 합의 하에 최대 15일까지 조정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조 측은 연장보다는 기간 내 회사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25일까지 노사가 최종 타협안을 찾지 못하면 APU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된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내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APU는 지난 23일부터 총 조합원 1095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찬반 투표 실시 하루 만에 50%가 넘는 투표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높은 투표율은 임단협 해결을 위한 APU 노조원들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사측과 APU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여간 14차례 실무교섭과 5차례 대표교섭을 통해 2019∼2022년 임금 협상을 이어왔으나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의 반대로 매번 결렬됐다.

    노조는 2019∼2021년 임금 동결, 2022년 임금 10% 인상안을, 아시아나항공을 관리하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019∼2021년 임금 동결, 2022년 임금 2.5% 인상안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체제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에 절충안으로 연 7% 인상률을 수용할지 물었으나 거절당했고 다시 연 4% 인상률을 제안했으나 재차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노위 조정 중인 현재까지 산업은행의 입장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APU가 실제 파업으로 이어갈 경우 2006년 이후 17년 만에 파업이 된다. APU는 2005년과 2006년 파업을 단행하며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약 45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상 피해를 보기도 했다.

    파업 시기도 문제다. 항공산업의 경우 버스, 철도 등과 함께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분류돼 파업기간에도 모든 조합원이 참여할 수 없고 필수업무유지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업무 조정 등을 위한 과정이 최소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실제 파업은 7월에서 8월이 유력하다. 해당 시기는 여름 휴가철이 겹쳐있는 항공업 성수기로, 코로나19 셧다운으로부터 회복세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는 것.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4563억원, 영업이익 9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7% 감소했다. 1분기 순손실 62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43.02% 늘어난 6조2067억원의 매출과 542.42% 증가한 59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노조는 곧바로 파업 돌입이 아닌 단계적으로 쟁의 수준을 높여가겠단 입장이다. 

    APU 관계자는 “가능하면 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노조의 기본 입장”이라며 “회사에서 전향적으로 나와 조정 기간 내 잘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