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발주 물량 5척 중 4척 따내 ‘점유율 80%’연초 2兆 규모 FLNG 수주…하반기도 추가 예상FLNG 독자 모델 ‘MLF-N’ 기반 시장 공략 박차
  •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 모델 MLF-N. ⓒ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 모델 MLF-N.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부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과 함께 '빅3' 대열 유지에 나선다. 

    31일 NH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중공업이 하반기 최소 20억 달러 규모의 FLNG를 1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향후 2~3년간 꾸준한 FLNG 수주로 안정적인 일감 확보가 예상된다며 투자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액화천연가스(LNG)로 액화해 저장 및 하역까지 하는 복합 해양플랜트다. 바다에 뜬 채로 LNG를 생산한다고 해서 ‘바다 위의 LNG 공장’으로 불린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FLNG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1위 사업자다. 올 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FLNG는 단 5척으로, 이 가운데 4척을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점유율로는 80%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처음 FLNG를 수주한 것은 2011년 6월이다. 당시 프랑스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쉘로부터 ‘프렐류드(Prelude) FLNG’를 수주했다. 프렐류드 FLNG는 길이 488m, 폭 74m의 세계 최대 규모로, 당시 계약금액은 30억 달러에 달했다.

    이어 2014년 2월 페트로나스로부터 길이 393m, 폭 64m 규모의 ‘두아(DUA) FLNG’를 15억 달러에 수주했고, 2017년에는 ENI로부터 길이 432m, 폭 66m 규모의 ‘코랄 술(Coral Sul) FLNG’을 25억 달러에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올해 마수걸이 수주로 FLNG 공사를 따내며 역대 네 번째 FLNG 수주성과를 올렸다. 삼성중공업이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이 해양플랜트 계약금액은 15억 달러, 한화로는 1조9611억원 규모로 2027년 8월까지 조선소에서 건조를 완료해 해당 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FLNG 중심 조선업계의 3강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편입되며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군함 사업기반 양강구도를 갖추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방위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해양플랜트에서 존재감을 부각 중이다.

    차세대 FLNG 모델로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박람회 ‘OTC 2023’에서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FLNG 부유체 독자 모델 ‘MLF-N’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하는 등 FLNG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MLF-N은 최근 주요 LNG 생산국의 LNG 수출 증가 영향으로 육상플랜트에 비해 납기가 빠르고 경제적인 FLNG 모델을 찾는 시장 상황에 맞춰 개발한 전략 제품이다. 그동안 수행해온 다양한 FLNG EPC(설계·조달·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함축해 선형 및 사양을 표준화했다.

    MLF-N은 LNG 화물창 형상과 이를 둘러싼 선체를 규격화함으로써 화물창 용량을 기본 18만㎥에서 최대 24만5000㎥까지 발주처가 필요한 만큼 손쉽게 늘릴 수 있다. 동시에 천연가스 액화 모듈 등 약 5만t 중량의 상부 플랜트 설비를 밑에서 떠받치도록 안정적인 구조로 설계됐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수주한 FLNG에 MLF-N의 일부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다수 해외 가스전 개발사업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해 MLF-N 영업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실적인 94억 달러보다 많은 95억 달러로 상향 제시했다. FLNG 경쟁력과 차별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FLNG 계약이 1척 당 조 단위에 이르는 점에 비춰 수주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