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청년들-배달플랫폼노조, 단체협상 잠정 합의엔데믹 야외활동 증가·배달비 부담 가중… 소비자 이탈 심화배달 음식 거래액, 10개월째 감소세 등 여론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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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소비자들이 배달료 부담으로 배달앱 이용을 줄이자, 결국 라이더 노조가 농성 33일만에 백기를 들고 배달료 인상을 포기했다.

    5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배달의민족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이 협상을 통해 단체교섭의 주요 안건에 대한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배달기사들이 기본 배달료(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지 33일만에 주요 쟁점인 기본 배달료 인상을 제외하고 사측과 잠정 합의를 이뤘다. 이들은 기본 배달료를 9년째 동결된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배달 노조는 지난 5월부터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농성을 펼쳤다. 배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5월5일 어린이날과 27일 부처님 오신날에는 파업을 진행했으며,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 등은 지난 16일부터 라이더 배달료 인상을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노조의 기본 배달료 인상 주장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실제로 라이더 노조는 부처님 오신날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를 내며 소비자들에게도 '주문 파업'을 요청하며 불매를 요구했으나 실효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선 어린이날 파업 당시에도 별다른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야외활동이 늘었고 높은 배달료로 배달앱을 외면하는 이들도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23년 4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17조861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조169억원(6%) 증가했다. 반면 배달 음식을 뜻하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98억원(-1.4%) 감소했다. 야외활동이 늘면서 여행, 문화, 레저 등의 온라인쇼핑은 늘어났으나 배달 음식 거래액은 10개월째 감소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배달비로 싸게는 3000~4000원, 비싸게는 6000원 이상도 내야 해 지출 부담이 상당하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결국 배달앱 이용 감소로 나타난 것.

    이렇듯 소비자들의 냉랭한 반응에 라이더 노조는 농성 33일, 단식 18일만에 기본 배달료 외에 잠정 합의를 이뤘다. 대신 월별 배달수행 건수를 달성한 라이더에게 월별 지원금을 지급하는 복지비 인상에 의견을 맞췄다.

    우아한청년들 측은 "기존 단체협약보다 지원하는 수준을 높이고, 플랫폼 라이더로서 배달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맞춤형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배달 시장 전반이 위축되며 주요 배달앱 3사는 배달비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배달의 민족은 주문을 2~3개씩 묶어서 배달하는 '알뜰배달' 서비스 지역을 인천, 대구 등에 이어 서울로 확대했으며, 15% 할인권을 제공하는 ‘타임서비스’도 시작했다. 요기요는 월 9900원에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연계 할인 서비스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