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종사자 45만명… 유상운송용 보험 19% 그쳐500만~700만원대 보험료 부담 vs 높은 손해율 고심인수위 약속한 이륜차시간제, 단체할인도 아직
  • ▲ 이륜차 보험가입 식별 스티커를 장착한 이륜차.ⓒDB손해보험
    ▲ 이륜차 보험가입 식별 스티커를 장착한 이륜차.ⓒDB손해보험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륜차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라이더가 의무가입해야 하는 이륜차보험의 가입률이 여전히 20%도 안 돼 법‧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 하반기 39만명에서 2021년 하반기 42만800명, 2022년 상반기 45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년 새 배달업 종사자가 6만명이나 늘어났다.

    이와 함께 이륜차 교통사고(도로교통공단 자료)도 2018년 1만7611건에서 2019년 2만89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2만1258건)과 2021년(2만598건)에도 계속 2만건 이상 발생하다가 지난해 1만8260건으로 다소 줄었다.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도 2019년 498명에서 2020년 525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21년 459명, 2022년 479명 등 꾸준히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배달 플랫폼사 간의 과열경쟁과 라이더의 안전의식 결여 등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배달 라이더들의 보험 가입률은 저조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라이더가 의무가입해야 하는 유상운송용 책임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8만6481대로, 45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체 배달 라이더의 19.2%에 불과하다.

    이는 높은 보험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유상운송용 책임보험료는 연간 500만~7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륜차는 자동차에 비해 운행량이 많고 신호위반 등으로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

    손해율 관리가 힘들다보니 보험사들도 권하기 힘든 보험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늘어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등장에 대비해 이륜차 보험 상품을 준비하는 곳들이 늘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격이 저렴한 이륜차 보험을 내놓겠다고 약속하자 새로운 경쟁 시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해상은 최근 이륜차 보험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물류 전문 회사인 인성그룹과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인성그룹은 배달 대행 플랫폼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 등 총 3개 계열사를 운영하는 물류 전문 회사다.

    앞서 이달 초에는 DB손해보험이 바이크뱅크와 함께 보험 미가입 차량을 대상으로 '올바른 이륜차보험 가입 문화 정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보험가입 식별 스티커를 부착해 건전한 보험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륜차 보험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륜차 시간제 보험과 단체 할인 등급제도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인수위가 지난해 공약사항으로 발표했지만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륜차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선 손실을 감내하고 내야 하는 일종의 정책 상품"이라며 "안전운전과 사고예방에 효과적이고 기술적인 방안을 모색해 손해율과 사고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