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全 직군·인원 무제한 채용 돌입삼성重 ‘부산 R&D센터’ 인재 영입 시작임금 올리고 성과급 도입…‘당근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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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에 수주 훈풍이 이어지며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뒤처졌던 임금 수준을 HD현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성과급을 부활시키는 등 당근책을 마련해 인력 이탈을 방지하고 떠나간 인재를 불러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생산, 연구개발, 설계 등 기술분야 이외에도 영업·사업관리, 재무, 전략, 인사 등 전 직무에서 우수 인력 영입에 돌입했다. 한화오션 출범 이후 처음 대규모로 마련된 이번 채용은 연말까지 상시로 진행되며, 채용 규모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전 특히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 및 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 생산·설계 역량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R&D 분야도 인재충원을 통해 친환경에너지솔루션 및 스마트십·스마트야드 솔루션 확보, 미래선박 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각 분야의 인재 영입에 앞서 임금 수준을 동종업종 상위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월차, 약정 휴일·휴가, 휴일 중복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해 고정 급여를 높이는 개편안을 마련한 것. 개편안에 따르면 책임급 이상 사무·관리직 임직원 평균 연봉은 기존 7367만원에서 8481만원으로 1114만원 인상된다.

    아울러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실무협의체에서 매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기준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구체적 목표치는 다시 정해야 하지만, 사측이 직원 처우 개선에 공감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돼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부산 도심에 ‘부산 연구개발(R&D) 센터(가칭)’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부산이 거제조선소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조선해양 분야 전문기술 인재 확보가 수월하다고 판단해 판교 R&D센터, 대덕연구센터에 이은 R&D 센터 거점으로 삼았다.

    삼성중공업은 부산 동구의 1700㎡(약 500평) 규모 업무시설에 48억원을 들여 올 11월까지 R&D 거점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이곳은 기존 판교 R&D센터와 별개로 해양플랜트 부문의 설계·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위해 Hull Side 구조·의장·전장·기기 설계 분야 전문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이들과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200명 이상이 부산 R&D센터에 2024년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지난해 200여명에 이어 올해도 현재까지 170여명을 채용하는 등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 1분기 22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계기로 내부 사기 진작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 수주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상·하반기 두 차례 목표달성 장려금(TAI)이 지급됐다. TAI는 반기마다 계열사별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삼성중공업이 TAI를 지급한 건 2015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올해는 초과이익성과금(OPI)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한화오션 출범 이전부터 인재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HD현대는 기술 R&D, 엔지니어링 분야 등에서 수시로 경력직을 영입하는 한편 올 들어 두 차례나 신입 공채를 시행해 상반기에만 800여명의 신입 인재를 채용했다.

    HD현대는 특히 업계에선 처음으로 직원 추천 채용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룹사 직원이 전 직장 동료나 지인 중 사무·설계·연구직에서 2년 이상 경력자를 추천하고, 추천받은 이가 HD현대에 입사하면 추천인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아울러 HD현대는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 선택근무제를 도입하고, 자율좌석제를 실시하는 등 업무 유연성을 확대했다. 조식·중식·석식은 모두 무료로 제공 중이며 300명 정원의 어린이집을 운영해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조선업계는 수주 부진과 적자가 이어진 수년간 인력유출이 지속됨에 따라 현재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조선 4사는 HD현대 조선계열사가 자사의 핵심인력직원들을 접촉해 특혜를 제공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인력을 유인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