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여 만에 인상 멈춰… 파월 "인플레 여전, 연내 인하 부적절"미 5월 CPI 4.0%, 목표치 2%와 거리… 근원CPI 5.4% 높은 수준점도표상 연말 도달 금리 5.6%… 2차례 더 '베이비 스텝' 밟을듯
  • ▲ 기자회견 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 기자회견 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연준은 연내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연내 금리 인하에도 선을 그었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여 동안 10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금리 인상을 건너뛴 것이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FOMC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이 지속적인 흐름이 아닌, 일시적인 조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 올 하반기에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다. 거의 모든 FOMC 위원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며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 연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 아래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으며 이 중 4차례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밟았다.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미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며 전 세계가 긴축정책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4.0%를 나타내며, 연준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이번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건너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데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5.4% 오르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은 예정된 수순일 것으로 전망된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금리인상 전망을 점으로 찍어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금리 수준은 상단기준으로 5.6%였다. 현재 금리 상단이 5.25%인 것을 참작하면 2번의 '베이비 스텝'(금리 0.25%p 인상)을 더 밟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연준이 이번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한·미 간 역전된 금리 격차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1.75%p를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현재 3.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