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꽃소금 등 외식 자영업자들 사재기 현실화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직접적 연관 없어" 예의주시일각서 "소비자 식자재 오염 불안… 알 권리 강화해야"
  • ▲ 일본 오염수 방류가 예고되면서 소금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변상이 기자
    ▲ 일본 오염수 방류가 예고되면서 소금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변상이 기자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예고되면서 외식 자영업자를 비롯한 식품업계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향후 국내산 천일염에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면 식자재 위생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외식 문화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마치 '강 건너 불 구경'인 듯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19일 뉴데일리 취재 결과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천일염 대란에도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천일염 자체를 사용하는 비중이 낮다는 것이 이유다. 소금뿐만 아니라 김치·젓갈·수산류 등 전반적인 식재료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에도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앞서 이달 초부터 식자재 도매업체를 비롯한 대형마트에서는 천일염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다음달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따른 오염수 방류가 예고되면서 향후 닥칠 위생 불안과 가격 급등을 우려한 자영업자들이 빠르게 소금을 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천일염 수급 확보와 협력사 다변화 모색에 돌입했다. 조만간 평소보다 B2B 주문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협력사를 통해 소금을 공급받고 있지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분명 수요가 크게 뛸 것이다"며 "향후 사태를 대비해 일부 주문량 조절까지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 ▲ 주요 식자재마트에서는 대용량 소금 입고 상황이 지연되거나 언제 들어올지 미정인 상황이다. ⓒ 변상이 기자
    ▲ 주요 식자재마트에서는 대용량 소금 입고 상황이 지연되거나 언제 들어올지 미정인 상황이다. ⓒ 변상이 기자
    그러나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개인 자영업자들과 달리 프랜차이즈 업장은 대부분의 식재료 등을 본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소금에 절인 염장류 반찬 등도 마찬가지다. 한식 업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의 경우는 가짓 수가 훨씬 더 늘어나지만 공통적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 안일한 대응이 엿보였다.

    대표적으로 빕스·더플레이스·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과 애슐리·자연별곡·로운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당사가 운영하는 업장에서 천일염이 쓰이는 양이 극히 소량이거나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조미료 사용이 더 많다는 것. 

    한식 업장을 주로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일부 브랜드에서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어 현재 협력업체를 통해 미리 여유있게 재고를 확보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사실 소금 양이 음식에 많이 들어가지 않아 현업부서에서도 크게 걱정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현재까지 소금 수급 등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나 시장상황은 예의 주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 ⓒ가마치통닭
    ▲ ⓒ가마치통닭
    염지된 치킨을 각 매장에 납품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도 본사 차원에서 아닌 납품 협력사들의 대응 방안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치킨업계에 따르면 '톱3'인 교촌치킨, bhc, BBQ 등은 모두 국내산 소금을 사용 중인데, 현재까지는 협력사로부터 닭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물량과 금액 등 변동사항은 없는 상태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협력사들도 여러군데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염려를 대비해 관련 팀에서도 지속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수급 문제, 원산지 변화 등 이슈가 생기면 각 프랜차이즈마다 바로 공지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엔데믹 전환에 외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한달 평균 38만3803원을 식사비로 지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5% 늘면서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는 "엔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며 "식재료에 대한 안전이 보장돼야 장사하는 자영업자들도 책임감 있게 먹거리를 선사할 수 있는 만큼 본사 차원에서 안전 강화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