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스마트영수증 도입 1년만에 종이영수증으로농심, 종이 빨대 도입 후 불만 폭주… 9월에나 리뉴얼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됐다가 시행착오로 이어지기도
  • ▲ ⓒ롯데쇼핑
    ▲ ⓒ롯데쇼핑
    최근 몇년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요 경영지표가 되면서 유통업계의 ESG 도입도 앞다퉈 진행되고 있다. 소비의 최전선인 유통업계에게 있어 친환경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ESG 활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급히 추진된 ESG 경영은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오류로 이어지기도 한다. 친환경 서비스를 아예 철회하거나 제품을 다시 리뉴얼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오는 30일 스마트영수증 발급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에 따라 향후 롯데슈퍼에서 영수증은 지류영수증(종이 영수증)으로만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최근 유통업계가 앞다퉈 ESG 경영의 일환으로 스마트영수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과 정 반대되는 행보다. 스마트영수증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영수증을 발급하는 서비스로 영수증에 쓰이는 종이를 줄임으로서 환경 보호에 일조하는 방식이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영수증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선호가 높다.

    실제 롯데슈퍼도 지난해 6월 스마트영수증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스마트영수증 발급 1건당 100원의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이벤트까지 펼친 것 치곤 1년만의 회귀다. 

    롯데슈퍼가 스마트영수증에서 다시 지류영수증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온라인 서비스 중단과 무관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의 앱 ‘롯데마트GO’과 연계됐던 영수증 발급 서비스까지 중단되면서 스마트영수증을 포기하게 된 것. 이 과정에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도입, 프로모션 비용은 고스란히 안하느니만 못한 투자가 됐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 중단 이후 앱과의 연동이 사라지면서 불가피하게 스마트영수증 서비스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 ▲ 종이 빨대가 도입된 카프리썬 .ⓒ농심
    ▲ 종이 빨대가 도입된 카프리썬 .ⓒ농심
    농심은 최근 음료 ‘카프리썬’에 홍역을 치루고 있다. 지난 2월 ‘카프리썬’ 제품에 동봉된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한 이후 소비자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카프리썬’은 제품 특성상 빨대로 비닐팩을 뚫고 꼽아야 음용이 가능한데 종이 빨대가 비닐팩을 뚫지 못하고 꺾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생산 원가가 높다. 농심 입장에서는 친환경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도 소비자의 항의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뒤늦게 코팅으로 강도를 높여 개선된 종이 빨대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기존 제품이 소비된 이후인 9월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음료시장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고스란히 현재 종이 빨대로 버텨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종이 빨대는 코팅할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해 친환경이라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성급한 ESG 사례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직접 마주하는 유통업계 특성상 친환경을 표방한 서비스가 소비자의 뭇매를 맞는 등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며 “그럼에도 ESG 경영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에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