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품귀 사태에 샘표식품 주가 급등하자 정점서 매도박진선 사장 부인 고계원 씨 일가가 운영 중2006년 백기사 등장 후 17년만에 샘표식품 정리
  • ▲ 박진선 샘표 사장.ⓒ샘표식품
    ▲ 박진선 샘표 사장.ⓒ샘표식품
    박진선 샘표그룹 사장의 친인척 기업 명진포장이 보유하던 샘표식품 주식 전량을 전량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진포장은 박 사장의 처가 가족들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주목할 점은 매도 타이밍이다. 최근 천일염 품귀 사태로 인해 샘표식품의 주가가 30% 이상 급등하자 과감한 매도에 나선 것. 때 아닌 천일염 품귀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명진포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샘표식품에 따르면 명진포장은 지난 19일 보유한 샘표식품의 주식 1만5364주를 모두 장내 매도했다. 매도 평균가는 3만9704원. 당시 60일 평균 샘표식품의 주가는 2만9000원 수준이었다. 

    명진포장이 평균가를 크게 상회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근 천일염 품귀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천일염 구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주요 유통채널에서 천일염 제품이 품절되면서 천일염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샘표식품도 주가도 급증했다.

    명진포장이 샘표식품의 주식을 던진 19일은 그 정점에 있던 날이다. 1거래일 전인 16일 샘표식품의 종가는 4만115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6.6% 상승했다. 이어 19일에는 장중 한때 4만9000원대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을 고점으로 샘표식품의 주식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명진포장의 매도 시점은 사실상 이번 천일염 품귀 사태의 꼭지점으로 해석된다.

    천일염 품귀 사태가 명진포장에겐 높은 가격으로 샘표식품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이다. 

    이런 명진포장의 성공적인 매도가 눈길을 끄는 것은 명진포장이 박 사장의 특수관계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명진포장은 박 사장의 부인인 고계원 씨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전해진다. 명진포장이 샘표식품의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샘표식품(당시 샘표)가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적대적 M&A 공격을 받던 때다. 명진포장은 당시 샘표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백기사로 박 사장의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은 당시 샘표가 명진포장과 부당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고 지난 2020년에는 소액주주연대 등에서 같은 이유로 샘표식품에 명진포장 등 비상장 가족회사를 합병할 것을 공공연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명진포장의 샘표식품 주식 매도가 샘표그룹과의 거리두기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2016년 샘표가 지주회사 샘표와 사업회사 샘표식품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명진포장은 샘표식품 뿐 아니라 지주사 샘표의 지분도 나눠 받았기 때문이다. 명진포장이 보유한 샘표의 주식 1만4497주는 현재까지 매도하지 않았다. 

    샘표식품 측은 이와 관련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