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에어프레미아 등 사모펀드 비중 커사모펀드 자금 수혈, 장기적 관점에선 부정적“사모펀드, LCC에 필요악”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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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타항공
    코로나로 경영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구원투수로 나선 사모펀드(PEF)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항공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LCC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 본격적으로 투자금 회수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주가 급락, 새주인 찾기 등 경영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마다 사모펀드의 자금이 투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운항중단 3년여 만에 하늘길 재개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도 JC파트너스가 지분 40.5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에어인천도 소시어스(51%)가 최대주주다.

    JKL파트너스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25.8%를 보유, 2대 주주로 올라있으며 최근 기업회생에 돌입한 플라이강원도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가 2대주주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형 항공사의 자회사이거나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LCC가 사모펀드 영향을 받고 있다. 

    LCC가 사모펀드로부터 주목받은 가장 큰 배경에는 코로나 종식에 따른 실적 반등이 꼽힌다. 실제로 LCC들은 각국 방역 규제가 풀리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속 분기 흑자를 거두며 빠르게 수익성 개선이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모펀드의 항공업 투자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재무 건전성 회복에 도움을 준다. 경영 위기에 처한 회사 입장에서는 재도약에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목적은 결국 기업가치를 높인 후 투자금 회수(엑시트)하는 것이다. 예정된 투자 기간이 지나면 수익만 챙겨 나갈 가능성이 높다. 또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이나 이해도가 부족한 만큼 항공사의 안전성과 성장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황호원 한국한공대 교수는 “지금 LCC에게 사모펀드는 필요악이다. 항공사 입장에선 눈앞에 재무 위기를 극복해야 장기적인 경영까지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엑시트 이후에 버티지 못한 항공사는 사라지거나 매각되는 등 결국 업계 재편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