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일본 결과 앞두고 상반기 넘기게 돼EU 심사기한 또 연기…10월쯤 결과 발표 예상대한항공, 기업결합 성공적 마무리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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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 전반의 피로도 또한 계속해서 커지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경쟁당국의 관문을 남겨두고 상반기를 넘기게 됐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시점이 2020년 11월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결합을 위한 작업도 곧 만 3년을 맞게 된다.

    양사 기업결합이 지연됨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피로감이 확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가별 맞춤형 인력운영 및 법률자문 비용 등 지출이 계속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기재투자와 인력 확충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영전략 수정도 계속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이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완료되지 않고 하반기로 넘어갈 줄은 몰랐다. 피로감이 상당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통합 LCC를 염두에 둔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경영전략 추진에도 제약이 많다. 하루빨리 기업결합이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기업결합이 지연될수록 상당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에 따른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런던 히스로공항의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기며 경쟁 우려를 해소했다. EU와 미국도 대한항공의 ‘독점적 지위’를 문제 삼는 만큼 다수 슬롯 반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U와 미국의 부정적 기류 속에 기업결합이 최대 난기류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와 학계, 항공업계는 기업결합 실패를 염두에 둔 ‘플랜B’는 있을 수 없고, 심사 승인을 얻는 데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무산을 대비한 플랜B에 대해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법무부와 EU가 승인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면 이렇게 시간을 끌지도 않았을 것이다. 3분기 중에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를 계기로 가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면서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며 강력한 완주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하반기 들어 다시 스텝을 밟을 예정이다. 남은 3개국 에선 일본의 심사결과가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일본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관한 독과점 우려 해소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일본 경쟁당국은 정식 신고 후 30일 이내 결론을 내게 된다.

    EU와 미국의 경우에는 9~10월 이후에나 심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EU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기업결합 심사 기한을 근무일 기준 2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초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8월 3일까지 합병승인 여부를 최종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심사 연장에 따라 발표 시기도 9~10월로 늦춰지게 됐다.

    대한항공은 EU가 경쟁제한 우려 노선으로 꼽은 인천~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노선과 미국의 인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로스엔젤레스(LA)·시애틀 노선에 신규 시장진입자 등을 포함한 시정조치를 자문사와 다각도로 협의하며 ‘빅딜’ 성사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U 집행위와 심사 기한 연장 협의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심사 연장이 최종 결정됐다”며 “심사 연장 기간 내 EU 집행위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