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KDB생명 매각 기대감… 하나금융 참전7조~8조 HMM 매각 다시… 이달 공고BIS비율 13% 위협에… 매각 속도전
  •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이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은행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이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은행
    KDB산업은행의 관리기업을 둘러싼 기업인수합병(M&A)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공식 출사표를 던지면서 KDB생명이 5수 만에 새 주인을 맞을 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으로 국내 최대 선사인 HMM 매각공고를 앞두고 있어 만일 연내 두 건의 매각이 성사되면 자본확충 부담도 한층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KDB생명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92.73%로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KDB생명 매각이 재점화될 당시부터 우리금융과 함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으나 예비 입찰에는 응하지 않아 실제 인사 참여가 불투명했다. 본 입찰에 참여하면서 비금융 계열사를 확대하려는 하나금융과 자금구조 개선을 통해 KDB생명을 반드시 매각하려는 산업은행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번 딜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벌써 5번째다. 과거보다 매각가가 낮아진 데다 산업은행이 추가 자본 확충을 더해 매각 성사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강석훈 산은 회장 회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매각 도전은 5번째지만 과거 매각 시도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월에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낮추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매각 시도는 KDB생명 뿐만이 아니다. 이르면 이달 중 HMM 매각 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 4월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자문단을 꾸려 작업에 나선지 석달 만이다. 

    현재 HMM 매각 대상 지분은 산은이 보유한 20.69%와 해양진흥공사 몫 19.96%를 포함한 총 40.65%다. 전일 종가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8조9543억원으로 이 중 매각 대상의 산술적 총액은 3억6400억원 규모다. 여기에 HMM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영구채 잔액이 2조6800억원에 달하는 데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보태면 매각가는 7~8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KDB생명, HMM까지 연거푸 매각에 성공한다면 한국전력 적자로 인한 재무건전성을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1대 주주로 한전 적자가 불어나며 산은의 자기자본비율도 급하강했다. 지분법 평가에 따라 한전 적자는 지분율 만큼 산은의 손실로 계산된다. 

    올 1분기말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11%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11.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국의 BIS비율 권고치는 13%로 국내 시중은행들은 15~16%선을 유지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11월부터 정부로부터 공기업 주식 1조원을 현물로 출자 받고, 1조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도 발행했다. 하지만 한전이 전기료를 현실화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산은 역시 재무건전성 유지에 어려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산은은 관리기업의 적극적인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을 택했다. 

    강 회장은 "산은의 재무구조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취약하다"면서 "HMM을 열심히 매각하려는 것은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 BIS 비율이 0.07%p 움직인다. 재무구조 안정을 위한 매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