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이날 총 4시간 부분파업 단행중노위 절차 거치지 않아, 정치파업 지적도경제계 및 자동차업계에서도 노조 비판 목소리
  • ▲ 지난달 현대차 노조 등 금속노조 구성원들이 지난달 26일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달 현대차 노조 등 금속노조 구성원들이 지난달 26일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5년 만에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가한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지만 노조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조합원 4만4000여명은 이날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눠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한다. 

    주간조는 오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야간조는 밤 10시 10분부터 2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는 건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노조는 코로나19, 화이트 리스트 제외로 촉발된 한-일 갈등 등을 고려해 지난해까지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날 부분파업으로 2000대 가량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의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속노조가 윤석열 정부 퇴진을 내걸고 하는 ‘정치파업’이라는 점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안현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달 26일 금속노조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를 짓밟고 있는 정권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긴급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속노조 파업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긴급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속노조 파업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열린 ‘노동 개혁 추진 점검회의’에서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한 투쟁이며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정당성과 명분이 결여된 파업으로 불신과 분열, 갈등을 조장하는 투쟁에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최근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임단협)에서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역대급 요구안을 제시한데다가 이번 총파업 참가로 회사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9조81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1분기도 3조5927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도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1·2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분기 실적 1위에 오르는 게 유력하다. 

    아울러 현대차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로의 변화에 선도적인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 중 33%에 해당하는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투자비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올해 33만대에서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하지만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정년 연장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미래 고용안정 중식시간 유급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 ▲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회사는 미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노조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도저히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사항을 내밀고 있다”며 “노조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인지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계 및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차 노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달 11일 입장문에서 “노조의 불법 정치파업 참여는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나가고 미래차 투자를 확대하는 현대차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6단체도 지난 3일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등이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의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주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상황에서 금속노조는 총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경제와 산업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불법 총파업을 중단하고 경제 회복과 일자리 만들기에 동침할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