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잔액 623조 즉시 입출금 가능… 대기자금 성격 짙어 새마을금고 사태로 2금융 인기 '시들'
  •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이 한달 만에 21조원 증가했다. 
    작년 이맘때 2금융권을 중심으로 6%대 고금리 특판을 제공했던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면서 임시로 자금이 은행권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2금융권의 인기가 예년만 못하면서 향후 부동산·주식 투자 등을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623조8731억원으로 한 달 새 21조494억원 늘었다. 지난 3월 619조2650억원을 기록한 이후, 4월(608조9654억원)과 5월(602조8237억원) 연달아 줄어들었으나 6월 들어 상승세로 분위기가 반전했다. 

    동시에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은 5~6%대의 고금리로 수신을 대거 끌어모았으나 최근 만기가 잇따라 도래하며 수신고가 줄줄이 새어 나가는 모습이다. 올들어 빠져나간 수신 잔액만 6조원에 달한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의 금리를 끌어 올리며 문단속에 나섰으나 자금 이탈은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국내 주가까지 훈풍을 타며 투자를 저울질 하는 대기자금이 늘어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14.7%나 오르며 미국의 S&P지수나 다우 지수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코스닥의 경우, 27.82%나 올라 G20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가계대출도 석달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5조9000억원 늘어난 106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석달 째 가계대출이 늘면서 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며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아직 부동산 시장이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대기수요도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