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노조, 교섭 진척 없자 24일부터 파업 예정성수기 노린 파업, 집단 이기주의 비판 지적아시아나, 국제선 공급 약 20%… 여행객 불편
  •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5월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5월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 노조의 파업 예고로 최악의 경영 위기를 앞두고 있다. 이미 심각한 수준의 재무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번 파업은 존폐 위기까지 내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조종사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국제선의 경우 최대 20%, 국내선은 50%의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모든 예약 상황 등을 분석해 감편과 항공 스케줄 조정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항공산업은 버스, 철도 등과 함께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있어 파업기간에도 모든 조합원이 참여할 수 없고 필수업무유지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사는 지난 주부터 파업에 따른 업무 조정 등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파업 시기다. 휴가와 방학이 겹쳐 여행 수요가 몰리는 3분기는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분류된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부터 갓 회복세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는 것. 

    항공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국적사 가운데 국제선 공급의 19.8%를 맡았으며 16.7%에 달하는 국내선 좌석을 공급했다.

    일부 국제선에서는 이미 노조의 쟁위행위에 대한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베트남 호찌민을 오가는 국제선 왕복 항공편이 노조의 쟁위행위로 결항됐다. 지난달 7일 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 돌입 이후 국제선 2편, 국내선 10편이 결항되고 국제, 국내선 합계 56편이 지연됐다. 파업이 본격화되면 결항과 지연 등으로 고객 피해는 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019~2022년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 입장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2019~2021년 임금 동결, 지난해 임금 10%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인상 폭 2.5%를 못 박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가 자신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최대 성수기를 겨냥해 파업을 예고한 것을 두고 국민 이동권을 볼모로 하는 집단 이기주의 행동이라는 비판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려 있던 여행수요가 급증, 회사 수익성이 회복세에 접어든 시점에 파업으로 악영향을 주며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화물 부문에서 선방하며 영업이익은 흑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671.2%로, 지난해 말(1482%)보다 나빠졌다. 사실상 노조의 인상 요구를 수용할 만한 여력이 안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미 임금인상에 합의한 타 직군 노조와의 형평성과 회사 재무 상황상 조종사 노조의 요구는 회사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회사의 상황상 조종사 노조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조종사 노조는 즉시 파업 예고를 취소하고 성의 있는 태도로 협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