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회복세 불구 공모주펀드 내 자금 꾸준히 유출설정액 연초 이후 7000억 감소…수익률도 높지 않아중소형 종목 위주 상장 개선 필요…조단위 대어 필요
  •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모주펀드에선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기대치에 한참 밑도는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공모주펀드가 이름처럼 공모주를 높은 비율로 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올해 이른바 대어(大魚)급 기업의 상장이 적었던 점도 관련 시장이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로 꼽힌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국내 상장된 143개의 공모주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6.13%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7.19%)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설정액은 연초 이후 6968억원이 빠져나가 2조899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조162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으며, 최근인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도 1908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공모주펀드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공모주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실제 상반기 신규 상장사 31곳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72.4%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시초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15개사는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는 이른바 '따블'에 성공했다.

    통상 특정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해당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모주와 공모주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해당 펀드가 이름처럼 공모주를 높은 비율로 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다수 공모주펀드는 전체 자산의 30~40% 정도만 공모주를 담고 있다. 상당수는 그밖에 나머지 60~70%를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한다. 즉 공모주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채권 투자 수익률이 낮으면 전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이름만 공모주펀드일 뿐 공모주 비중이 작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다"라며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직접투자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채권을 70%씩 포함하는 구조를 고치지 않으면 공모주펀드의 수익률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단순히 펀드의 이름만 보고 투자하지 말고, 해당 상품이 실제로 어떤 포트폴리오를 담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대어급 공모주가 부재한 점도 공모주펀드 부진에 일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률이 높아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공모주가 없었고, 중소형 종목 위주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IPO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다만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금리가 안정되고, 비교적 몸집이 큰 회사들이 상장에 나설 경우 공모주펀드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공모액 12조8000억원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수십 개의 공모주펀드가 결성되기도 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공모주펀드 투자에 머뭇거리는 모습"이라며 "올해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