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력 압권, 전기차 이질감 적은 편안한 핸들링배터리 성능저하 없이 안정적인 서킷 주행 가능스포츠+ 모드, 성능과 감성부분 높은 만족감 선사
  • ▲ 벤츠코리아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AMG EQ 익스피리언스데이를 개최했다 ⓒ벤츠코리아
    ▲ 벤츠코리아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AMG EQ 익스피리언스데이를 개최했다 ⓒ벤츠코리아
    일반 도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트랙의 묘미가 있다. 서킷을 안정적이면서도 즐겁게 타기 위해 차량이 갖춰야 할 조건은 폭발적인 가속과 극한의 코너링, 제동 능력과 차량의 밸런스까지 다양하다. 벤츠 AMG 전기차는 성능은 물론 감성적인 부분까지 모두 갖추며 트랙을 질주하는 내내 만족감을 줬다.

    벤츠코리아가 지난달 1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개최했다. 벤츠 AMG 브랜드의 대표 전기차 고성능 모델 EQS 53과 EQE 53을 트랙에서 경험해봤다.

    두 차종은 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가 적용됐다. AMG EQS는 107.8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인증기준 주행거리 397km, AMG EQE는 90.56kWh 배터리로 354km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최고 출력은 AMG EQS가 484kW, AMG EQE는 460kW이며 최대토크는 960Nm(97.9kgf·m)을 발휘한다. 

    본격적으로 트랙에 올라 EQE를 운행하면서 단단한 승차감이 느껴졌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아닌 컴포트 모드로 주행해도 마찬가지였다. 이후에 탑승한 EQS와 비교해서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AMG EQE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5초로, 벤츠 전기차종 중 가장 빠른 가속력을 보유했다. 본격적으로 트랙 주행을 시작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속도가 상승하는 감각은 무서울 정도였다. 헬멧을 착용하고 몸을 잡아주는 버킷 시트에 앉아있음에도 온몸이 뒤로 젖혀지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시속 130km 이상에서는 확실히 가속력이 느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km/h까지 튀어나가듯 올라갔던 속도는 페달을 깊게 밟아도 완만하게 움직였다. 앞서 경험했던 내연기관 AMG GT와 비교하면 초반 가속은 월등하지만, 직선 구간에서 후반 가속에 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터리 용량 부족으로 인한 출력 저하는 느낄 수 없었다. 계속되는 주행으로 배터리 용량이 50%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순간적인 가속에서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의 어시스트가 주는 안정감도 압권이었다. 기본적으로 4륜이 가진 장점에 더해 후륜에서 조향이 들어오면서 코너링 때 쏠림현상이 덜했다. 고속도로 램프구간과도 같은 급격한 코너에서도 뒤가 흐르거나 언더스티어 없이 타이어가 그립을 놓치지 않았다.

    제동 능력은 회생제동이 함께 걸리면서 조작하면서 느끼는 이질감이 적지 않았지만, 성능 자체는 탁월했다. 공차 중량이 2555kg인데도 무게로 인해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차량의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강한 브레이킹때도 앞으로 쏠리는 느낌도 덜했다.

    EQS는 고성능 전기차의 스펙트럼을 좀 더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분명한 차급의 차이를 선보였다.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등 제원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벤츠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드라이빙을 구현했다.

    차량에 탔을 때, 스티어링과 페달링부터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부드러우면서도 내연기관과 비슷한 질감을 나타냈다. 특히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을 때 운전자가 의도한 바대로 정확한 피드백을 주면서 이질감이 적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다이내믹 셀렉트 기능을 활성화하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했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지면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승차감과 더불어 스티어링휠 조작과 페달을 밟을 때 일반 모드보다 강하게 제어된다. 한계에 가깝게 차를 몰더라도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했을 때 내연기관과 같은 엔진음을 구현하는 사운드 시스템도 귀를 자극했다. 타이어와 노면 소음만 들리는 전기차에서 AMG 감성의 내연기관 엔진 사운드가 차량 내부와 외부까지 채워준다. 페달을 깊게 밟고 뗄 때마다 들려오는 박진감 넘치는 엔진 소리는 주행의 집중도와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렸다.

    격렬한 서킷 주행을 마치고 나서 멀미도 덜했다. 전기차 특유의 가속과 강한 회생제동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EQE와 EQS까지 30분 가까이 주행했음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트랙 주행 외에 온로드 시승을 해보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컸다. EQE AMG 가격은 1억4380만원, EQS는 2억1300만원이다.
  • ▲ AMG EQE 53과 EQS 53의 주행모습 ⓒ벤츠코리아
    ▲ AMG EQE 53과 EQS 53의 주행모습 ⓒ벤츠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