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한번의 좋은 지표일 뿐""금리인하는 내년에 판단"중립적 발언… 증시 혼조
  •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위원장ⓒ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위원장ⓒ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6일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금리를 9월 회의에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먼 과정"이라며 "금리인상 옵션을 남겨놓겠다"고 했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연준 기준금리는 5.25~5.50%로 2001년 이후 22년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와는 역대 최대차인 2.0%p로 벌어졌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다음 회의인 9월 FOMC에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쏠렸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을 찾아 식지 않는 물가지수를 겨냥하며 "연내 두 번 인상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마지막 긴축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긴축 종료 선언은 없었고, 추가 긴축 가능성만 남겨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일부 완만해지기는 했지만, 2%로 낮아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 상승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지만 파월 의장은 "한번의 좋은 지표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CPI 데이터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았지만 근원 CPI가 더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지표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전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데이터가 그렇게 할 것을 요구한다면 9월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며 동결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향후 발표될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한다는 전제에서다. 연준의 다음 FOMC는 9월 23일(현지시간)로 7월과 8월 두 달치의 시장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금리인하가 편안할 때 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그럴 때가 아니다"며 "내년에 자신감이 생기면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착륙이 실제로 가능하고 실업률을 많이 높이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나오는 지표가 내 생각과 비슷하지만, 예상하는 미래는 아직 멀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증시는 출렁였다. 뉴욕시장에서 다우산업·나스닥·S&P500 지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급락했다가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연방기금 선물 금리를 쫓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9월 FOMC에서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20%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 21%에서 1%p 하락한 수치다.